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지난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 대표 왼쪽은 강민구 최고위원. /뉴스1

이재명 대표를 ‘민주당의 아버지’라고 치켜세웠던 더불어민주당 강민구 최고위원이 “깊은 인사는 ‘영남 남인’의 예법”이라고 했다. 그는 19일 오후 페이스북에서 “헨델이 ‘음악의 어머니’라고 한 것을, 왜 남자를 어머니라고 하느냐며 반문하는 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 최고위원은 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으로 경북 의성 출신이다.

강 최고위원은 지난 19일 오전 처음으로 참석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아버지는 이재명 대표님이십니다”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강 최고위원의 ‘아버지’ 발언은 그의 부친이 지난주 별세했다는 말에 뒤이어 나왔다. 강 최고위원은 “집안의 큰어른으로서 이재명 대표님께서는 총선 직후부터 영남 민주당의 발전과 전진에 계속 관심을 가져주셨습니다”라고도 했다.

국민의힘은 일제히 강 최고위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일 페이스북에서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당과 본인에게 결국 해가 될 아부성 발언을 즉시 바로잡았을 것”이라며 “놀랍게도 이재명 대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아부 경쟁을 즐기는 것이냐”고 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스스로 시인한 것”(호준석 대변인) “조선노동당인 줄 착각했다. 우상화가 시작됐느냐”(김장겸 의원) 등 반응도 나왔다.

야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YTN에 출연해 “공적인 자리에서 사적 감정을 과도하게 표현한 건 자질의 문제”라며 “저런 분을 최고위원으로 임명한 것 자체가 이 대표의 정치인에 대한 감별 능력이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했다. 민주당 탈당파가 모인 새로운미래의 최성 비대위원은 “하늘에 계신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분노하실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언론은 검찰 애완견’ 발언을 몇몇 의원이 감쌌다가 일을 더 키운 것처럼, 요즘엔 이 대표를 편드는 말이 오히려 이 대표를 깎아내리는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