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운데)가 27일 국회부의장, 상임위원장 선거 투표 등을 하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미애 의원(왼쪽)과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7일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오는 8월 18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이재명 전 대표가 차기 당대표 선거에 단독 입후보해 연임할 것이 확실시되면서 전당대회 흥행이 저조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이춘석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 위원장은 이날 첫 회의를 열고 전당대회 일정과 장소를 확정했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의 차기 지도부는 어려움에 처한 대한민국의 위기를 극복하고 비정상이 일상화돼 있는 윤석열 정부를 제대로 견제해서 국민들의 삶을 정상적으로 회복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띠었다”며 “다가오는 지방선거와 대선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유능한 지도부를 만들겠다”고 했다. 전준위는 당원 권리 확대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전당대회 공식 명칭을 종전 ‘전국 대의원대회’에서 ‘전국당원대회’로 바꿨다.

전준위는 오는 28일 회의를 열어 당대표 선출 방식을 정하기로 했다. 현재 이재명 전 대표 외에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인사는 없다. 만약 이 전 대표가 단독 출마하게 되면 경선은 사실상 무의미해진다. 이 때문에 전준위는 이 전 대표가 단독 출마할 경우 찬반(贊反) 투표를 할지, 추대 형식으로 선출할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춘석 위원장은 “민주당을 지켜온 당원들의 집단지성이 잘 수렴될 수 있는 지도부 선출 방법을 만들겠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에선 이 전 대표 경쟁 후보가 없어 전당대회 흥행이 저조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기류도 있다. 차기 대선 주자급 인사들이 대거 출마한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과 비교할 때, 민주당 전당대회에선 후보들이 경쟁하는 모습을 보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야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전날 MBC 인터뷰에서 “지금 (당대표 선거에) 나가봐야 (이 전 대표) 들러리 서 주는 것”이라며 “이 분위기에서 이 전 대표와 붙으라고 그러면 ‘너 약간 돌았냐’ 이 소리밖에 더 듣겠느냐”고 했다.

최고위원 선거도 출마 의사를 밝힌 인사들이 모두 친명 일색이라 ‘누가 더 찐명인가’를 겨루는 흐름으로 가고 있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MBC 인터뷰에서 “최고위원으로서 지방선거와 대선 승리를 위해 민주당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될 것인지 자기의 비전과 가치를 제시해야 한다”며 “’이 전 대표와 가깝다’ 같은 이야기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