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28일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를 비롯한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계획 의결을 앞둔 가운데, 여야는 방통위가 있는 정부과천청사 앞에 모여 기자회견을 열며 맞섰다.
국민의힘 소속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은 야당이 김홍일 방통위원장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것을 비판하며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될 것이 뻔한데도, 문재인 정부 시절 방송장악 시나리오 등을 근거로 구성된 현재의 MBC 방문진 체제를 무한 연장하겠다는 속셈”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전날 의원총회를 열어 김 위원장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이에 방통위는 “28일 KBS, 방문진, EBS 임원 선임 계획에 관한 건을 심의·의결하겠다”고 예고했다. KBS·MBC·EBS 이사진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데, 야권에선 현행법대로 공영방송 이사를 교체하면 이사진이 친여 성향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본다. 만약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 헌법재판소 결정 때까지 김 위원장의 직무가 정지돼 공영방송 이사 교체도 미뤄진다.
국민의힘 미디어특위 위원장인 이상휘 의원은 “MBC는 특정 정파에 선전, 선동돼 공정을 팔아먹고 방송을 팔아먹었다”며 “MBC는 정파의 전유물이 된 지 오래”라고 했다.
민주당 등 야당 과방위원들도 이날 방통위를 찾아 김 위원장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김 위원장과 면담을 요구했다.
야당 의원들은 “김 위원장은 공영방송을 장악하기 위한 불법 2인 심의를 당장 멈추고 국민의 부름인 탄핵소추와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라”며 “그렇지 않는다면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이 불법 2인 체제와 위원장 권한을 남용해 방송장악의 마지막 보루인 MBC를 장악하려 한다”고 했다.
방통위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2인, 국회가 추천하는 3인 등 위원 5인(위원장 포함)으로 구성되는 기구이지만, 현재는 김 위원장과 이상인 부위원장 등 대통령이 임명한 2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야당은 이를 두고 “‘2인 체제’ 방통위에서 의결이 이뤄지는 건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방통위는 “2인 체제가 바람직하진 않지만 위법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여당은 “방통위가 2인 체제로 운영되는 건 민주당이 결격 사유가 있는 위원을 추천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방송장악 쿠데타를 기도하고 있다”며 “공영방송 이사진을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사들로 싹 교체하고, KBS에 이어 MBC와 EBS까지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방송장악 쿠데타 시도”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