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 레이스가 뜨거워지면서, 당권 주자들이 서로를 향해 거친 공세를 펼치고 있다. 후보들은 1일 오전부터 서로 공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원희룡 후보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서 두 차례 글을 올리며 한동훈 후보를 비판했다. 원 후보는 “한동훈 후보가, ‘전당대회를 미래를 보여주는 정정당당한 축제로 만들자’고 주장했다. 정말 충격적인 발언”이라며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을 알고도 그런 말을 했다면, 국민의힘 당원인지, 민주당원인지 조차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이 ‘축제’를 말할 때냐? 총선 패배는 대통령 탓이고 한동훈 후보는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냐”며 “(지금은) ‘반성과 진단’의 전당대회가 되어야만 한다”고 했다.
앞서 한동훈 후보는 이날 오전 6시 30분쯤 페이스북에 “전당대회는 떠났던 지지자들을 다시 모셔오는 축제의 장이어야 한다”며 “그런데 일부 후보들은 ‘공포마케팅’에 여념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공포마케팅은 구태이자 가스라이팅이고, 확장은커녕 있던 지지자들도 쫓아내는 뺄셈과 자해의 정치”라고 했다.
원 후보는 이날 오전 다른 게시글에선 “한동훈 후보 측의 발언은 대통령과 차별화하겠다는 선언”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나 당을 위한 길이 아니라 개인의 정치적 야망을 위한 노골적 행보”라고 했다. 또 “(총선 패배는) 대통령 책임이 더 크다고 주장할 수는 있지만, 선대위원장으로 선거를 진두지휘한 한동훈 후보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솔직히 한동훈 후보 책임이 더 크다고 주장하는 당원도 적지 않다”고 했다.
나경원 후보 측도 이날 한 후보 비판에 가세했다. 나 후보 측 김민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한동훈 후보가 SNS를 통해서, 타 후보에 대한 실망감을 표시하며 (지역 신문) 사설의 문구를 함께 올렸다”며 “해당 사설은 ‘대야 투쟁에서 말 한마디 하지 않던 여당 인사들이 내부 총질에는 몸을 사리지 않는다’는 내용”이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대야 투쟁에서 나경원·원희룡·윤상현 어떤 후보가 몸을 사렸다는 것이냐”며 “혼자서만 싸워왔다고 주장하는 것이야말로 내부 총질이자 독선이며, 거짓 프레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무도한 문재인 정권부터 당원들과 함께 패스트트랙 저지, 조국 사퇴 집회 등 끊임없이 투쟁하고, 찬바람 맞으며 싸워왔던 분들임을 당원들께서 기억하고 있다”며 “과연 누가 찬바람 맞으며 당을 지켜왔던 분들인지 되묻고 싶다. (한 후보는) 그때 그 시절 어디에서 무얼 하셨느냐”고 했다.
반면, 한동훈 후보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서 원희룡 후보의 페이스북 글 등에 대해 반박했다. 한 후보는 “진짜 배신은 정권을 잃는 것이고 지는 것”이라며 “정권을 잃지 않고 승리하기 위해서 뭐가 필요하냐. 변화가 필요하다. 민심에 따르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한 후보는 “민심에 따르기 위해서 몸부림이라도 쳐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3 대 0으로 축구가 지고 있는 후반에서 뭔가 포메이션도 바꿔보고 공격 숫자도 늘려보고 여러 가지 수를 내야 한다고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그런데 다른 후보들은 3 대 0으로 지고 있는데도 수비 숫자를 더 늘리자는 것”이라고 했다.
한 후보는 앞서 원 후보가 ‘이러다 탄핵당할 수도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진행자 말에 “(원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에) 적극적으로 찬성하셨던 것 같다”며 “원 후보 같은 경우는 본인이 국회는 아니었지만, 그 전후에서 굉장히 ‘탄핵을 해야 한다’ ‘탄핵 너무 잘했다’ 이런 입장까지 내셨던 것 같다”고 했다. 한 후보는 “그 당시에 국회의 의석이 부족해서가 아니었다. 국민의 마음을 잃었기 때문에 그런 불행한 사태가 일어난 것”이라며 “저는 국민의 마음을 잃는 어떤 임계점에 이르지 않게 방파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