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인도 방문 대표단장을 지낸 도종환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당시 수행원인 민주당 윤건영 의원, 고민정 의원 등이 지난 6월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김정숙 여사 인도 방문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이덕훈 기자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 100여 명이 3일 서울 여의도에서 ‘치맥 회동’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퇴임 후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이처럼 대규모로 모인 것은 처음이다. 야권에선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체제로 재편된 상황에서 친문(親文) 세력이 이심전심으로 한자리에 모인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이날 모임은 저녁 무렵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한 호프집에서 열렸다. 문재인 청와대 수석·비서관·행정관 출신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모임은 지난주 이진석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문재인 청와대 출신 300여 명이 있는 단체 대화방에서 제안해 성사됐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이 대화방에서 단체 모임이 공지된 것은 처음”이라며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참석 의사를 밝혀 호프집 하나를 통째로 빌렸다”고 했다.

민주당 현역 의원 중에선 윤건영·한병도·김영배·김한규·이기헌·권향엽·김태선·전진숙 의원 등이 참석했다.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와 정춘생 의원도 왔다. 일부 인사는 부산·광주 등지에서 상경해 모임에 참석했다. 참석자 상당수가 조국혁신당 소속이었다고 한다. 지난 4·10 총선 민주당 공천에서 친문 출신들이 대거 낙천하면서, 자리를 잃은 친문 인사 상당수가 조국혁신당 당직자나 의원실 보좌진으로 자리를 옮겼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김영배 의원은 건배사로 ‘빈체로(vincero·이탈리아어로 승리하자는 뜻)’를 외쳤다고 한다. 모임을 제안한 이진석 전 상황실장은 문 전 대통령의 친필 사인이 담긴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를 참석자에게 선물했다고 한다. 일부 인사는 야권 상황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친명 의원실에 있는 사람들도 더러 있어 이재명 전 대표 관련 얘기는 거의 나오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