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이 강행 처리한 해병대원 특검법안을 윤석열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박근혜 정권의 최후”와 같은 최후를 맞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지명한 것을 두고는 “제정신이냐”고 했다.
박 직무대행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명령인 해병대원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이 특검법 저지를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온갖 꼼수와 추태와 망동을 부렸지만, 국민과 국회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고 했다.
박 직무대행은 이어서 “이제 윤 대통령이 국민 앞에 대답을 내놓을 차례다. 국민의 뜻에 따를 것인지, 아니면 또다시 거부권을 남발하면서 국민과 맞서는 길을 선택할 것인지는 오직 대통령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했다.
박 직무대행은 “전자를 택한다면 국민은 대통령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줄 수 있지만, 만일 후자를 택한다면 이 정권은 폭풍 같은 국민의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며 “그에 따른 후과가 어떠할지는 권력을 농단하다 몰락한 박근혜 정권의 최후가 잘 말해주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정의를 원하고 공정과 상식을 바라는 국민의 마지막 기대를 저버리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않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박 직무대행은 민주당이 김홍일 방통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김 위원장이 지난 2일 사퇴하고, 이틀 만인 지난 4일 윤 대통령이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을 방통위원장 후보로 지명한 것도 문제 삼았다. 박 직무대행은 “이진숙씨는 MBC를 이명박 정권에 상납하려 했던 김재철 전 사장의 입이자 분신 같은 인물”이라며 “당시 수많은 동료, 후배 언론인 탄압에 앞장섰을 뿐 아니라 색깔론과 이태원 참사 음모론까지 부추긴 부끄러운 전력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공영방송 흑역사를 만든 장본인이자 방송 장악에 부역한 인물에게 방통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기다니 정말 제정신이냐”고 했다.
박 직무대행은 “(이진숙 지명은) 국민과 국회가 뭐라 하든 방송 장악 쿠데타를 지속하겠다는 정권의 선전포고”라며 “민주당은 행동으로 대응하겠다.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열 번이든 백 번이든 행사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방통위원장을 임명하는 족족 탄핵소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