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두 번째로 발의한 해병대원 특검법안이 지난 4일 22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가 특검 후보를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고르게 돼 있는 법안 내용에 대해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5일 비판했다.
앞서 민주당이 21대 국회에서 통과시킨 해병대원 특검법안은 대한변호사협회가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면 민주당이 2명을 골라 대통령에게 추천하고, 대통령이 그중 1명을 특검으로 임명하도록 했다. 그러나 지난 4일 통과시킨 특검법안은 대한변협의 추천 단계는 없애고, 처음부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각각 특검 후보를 1명씩 추천하도록 했다. 또 대통령이 이 중 1명을 골라 3일 이내에 임명하지 않으면, 2명 중 연장자가 특검으로 자동 임명되도록 하는 조항까지 생겼다.
이에 대해 천 원내대표는 5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21대에서 통과시켰던 안도 대한변협에서 4명을 추천해 그중 야당이 2명을 거르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안이었다”며 “그런데 요즘 와서 민주당이 대한변협을 못 믿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천 원내대표는 “인제 와서 대한변협을 못 믿겠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얘기”라며 “그러면 21대 때는 대한변협에서 4명 다 (민주당 입장에서) ‘이상한’ 사람 추천하면 어쩌려고 그랬냐”고 비판했다.
다만 천 원내대표를 비롯한 개혁신당 의원 3명은 지난 4일 표결에서 민주당의 특검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에 대해 천 원내대표는 “민주당 안이 이상적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지만, 문제 있는 법안이라도 국민께서 보셨을 때는 어쨌든 채 상병 특검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에 저희도 공감하기 때문에 찬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천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아니라 대한변협이 특검 후보를 추천하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식으로 정치적으로 첨예한 이슈일수록 오히려 중립적인 제삼자에게 추천권을 주고 진행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앞서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특검 후보를 대법원장이 추천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 주도 특검법안에 있는 조국혁신당의 특검 후보 추천권을 포기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천 원내대표는 “지금 민주당 의원들 얘기를 들어보면, 한동훈 안(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추천)을 받기는 민주당이 부담스러워도, 천하람 안(대한변협이 특검 후보 추천)을 받는 것은 사실 그렇게 큰 부담이 없고, 국민의힘이 동의해서 특검을 진행할 수만 있다고 그러면 우리도 왜 안 받겠느냐 하는 민주당의 유력한 중진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렇게 계속 (민주당이 특검법안을 통과시키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쓰면서 쳇바퀴를 도는 것을 계속할 수는 없다”며 “민주당도 특검이라는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면 일정 부분 양보해야 한다. 언제까지 거부권 국면을 할(계속 끌고갈) 것이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