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10일 당 대표 연임 도전을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출마 선언문을 통해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 ‘먹사니즘’이 바로 유일한 이데올로기여야 한다”며 민생을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사에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가 곧 민생”이라며 “성장의 회복과 지속 성장이 곧 민생이자 ‘먹사니즘’의 핵심”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혁신 역량은 고갈되고 저성장의 악순환이 계속된다”며 “먹고 사는 일에 온 신경을 기울여야 할 정도로 민생 경제가 파탄났는데, 그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영국이 보수당에서 노동당으로 14년 만에 정권 교체를 하고, 프랑스에선 좌파 연대가 총선에서 승리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진보냐 보수냐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어려운 경제와 줄어드는 복지 때문에 ‘이대로는 못 살겠다’고 절규한 결과”라며 “우리 앞에도 중대한 갈림길이 놓여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일자리는 필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는 말은 과학 기술 시대 일자리 현실을 외면한 망언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소득에 기초한 소비가 없으면, 초과학 기술에 기반한 생산력이 아무리 높아도 경제의 정상 순환과 지속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결국 소득, 주거, 교육, 금융, 에너지, 의료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구성원의 기본적인 삶을 권리로 인정하고 함께 책임지는 ‘기본 사회’는 피할 수 없는 미래”라며 “출생 기본 소득, 기본 주거, 기본 금융, 기본 의료, 기본 교육 등을 점진적으로 시행 확대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그동안 전국민 25만원 ‘기본 소득’ 지급 을 주장해왔다.
이 전 대표는 ‘주 4일제’를 도입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AI와 신기술을 통한 생산성 향상은 노동 시간 단축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노동 시간을 단계적으로 줄여 먼저 ‘주 4.5일제’를 자리 잡게 하고, 최소한 2035년까지는 주 4일제로 가야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대북 관계에 대해선 “경제 활성화와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보리스크를 줄여야 한다”며 “상대를 억지하는 강한 군사력 과시도 필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평화를 구축하는 노력”이라고 했다. 재생에너지에 대해선 “재생에너지 생산은 국민 경제에 막대한 부담을 주는 에너지 수입을 대체해 경제 체력을 튼튼하게 할 것”이라며 “재생에너지를 대량 생산하는 낙후 지역에 상대적으로 값싼 전기 요금으로 ‘RE 100 전용단지’ 같은 새로운 산업 기반도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21년째 OECD 자살률 1위, 그야말로 ‘죽음의 땅’이 돼가고 있다”며 “반드시 정치가 이 참혹한 현실을 바꾸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 1월 살인 테러 미수 사건 이후, 남은 생은 하늘이 준 ‘덤’이라 여기고, ‘오직 국민과 나라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또 다른 칼날이 저를 향한다고 해도, 결코 두려워하거나 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더 많은 민주당원들이, 더 큰 자부심과 열정으로, 더 단단하게 뭉쳐, 다음 지방 선거에서 더 크게 이기고 그 여세로 다음 대선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도 했다.
민주당의 전당대회는 8월 18일에 열린다. 이 전 대표가 당 대표를 연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치권 다수의 시각이다. 그가 당 대표로 재차 선출되면, 민주당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두 번째 연임 사례가 된다.
이번에 선출되는 지도부 임기가 2026년 8월까지다. 지방선거는 2026년 6월에 열린다. 그런데 원래 민주당은 대선에 출마하는 당 대표는 임기 1년 전 사퇴하도록 당헌·당규에 규정했다. 이 전 대표가 2027년 3월 대선에 나가려면 지방선거 공천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2026년 3월까지는 그만둬야 한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최근 민주당은 이 전 대표 맞춤형으로 이번 당 대표는 2026년 6월 지방선거 공천권을 행사한 뒤 대선 출마를 할 수 있게 당헌을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