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선거의 폭로·비방전이 격화되자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12일 원희룡·한동훈 후보에 대한 제재에 나섰다. 당대표 후보들은 이날 열린 대구·경북 합동 연설회에선 상대에 대한 네거티브를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이런 분위기가 남은 4번의 생방송 토론회까지 갈진 미지수라는 말도 나온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선관위는 이날 원·한 후보에게 ‘주의 및 시정명령’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전날(11일) 열린 2차 TV 토론회에서 두 후보가 ‘공정 경쟁’ ‘비방·흑색선전 금지’를 규정한 당헌·당규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원 후보의 경우 ‘댓글팀’ ‘비례대표 사천 의혹’을 과도하게 제기한 점, 한 후보의 경우 ‘노상방뇨’ ‘오물’ 등의 반박 표현 등이 문제 된 것으로 알려졌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에게 제일 걱정을 끼치는 게 (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의) 대한축구협회와 국민의힘 전당대회라는 말이 들린다”고 했다.
이에 한 후보 캠프는 이의 신청을 냈다. 원 후보의 근거 없는 의혹 제기에 대응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한 후보는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에 참석해 “학폭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으면 그냥 다 경고하느냐”고 했다. 원 후보는 페이스북에 재차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이던 시절에 ‘여론조성팀’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사익을 위해 공직을 이용한 것은 권력 남용이자 국민에 대한 배신 행위”라고 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합동 연설회에서 후보들은 비판 대상인 후보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 않는 등 수위를 조절했다. 나경원 후보는 “패싸움이 심하다. 이러다 당 깨지겠다”며 “당원과 한편이었던 나경원이 당을 하나로 만들겠다”고 했다. 윤상현 후보는 “(총선 패배의) 책임을 묻는 사람도, 책임을 지는 사람도 없었다”고 지적하며 “무에서 유를 만든 박정희 정신을 가지고 수도권으로 진격하자”고 했다.
한 후보는 총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을 언급하며 “역시 큰 분이었다. 그 큰 마음을 가지고 큰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사전 배포한 연설 원고에는 원 후보를 비판하는 내용이 있었지만 한 후보는 그 대목을 읽지 않았다. 원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느냐”며 “집권 여당은 대통령과 척지는 순간 망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