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송윤혜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상설특검으로 ‘해병대원 특검법’을 추진하면서 국회 규칙을 고쳐 특검 후보 추천에 여당을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에 대해 “대통령의 특검 임명권을 무력화하고 행정부의 수사권을 민주당이 가로채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전 대표 재판 4건의 재판장을 검찰에서 추천하면 받겠느냐”고도 했다.

국민의힘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14일 “민주당이 (상설특검) 후보자 추천 위원회 중 국회 추천 몫 4인을 모두 야당으로 하도록 국회 규칙을 개정한다는 데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어이가 없다”며 “한일 축구전을 하는데 일본에서만 추천한 주심을 인정하겠느냐”고 했다. 배 부대표는 “지금 (해병대원) 특검법이 정부에 의해 재의요구가 되고 결국 부결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마찬가지로 야당만 특검을 추천할 수 있다는 위헌적 조항 때문”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 9일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해병대원 특검법이 국회 재표결에서 폐기될 가능성을 크게 보고 상설특검 활용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과반을 점한 민주당이 본회의에서 ‘해병대원 사망 사건 관련 의혹’을 상설 특검의 수사 대상으로 한 안건을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상설특검법은 이미 제정된 법이기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쓸 수 없다. 또 상설특검 후보추천위는 여야가 2명씩 추천해 법무차관 등을 포함 총 7명으로 구성되는데, 민주당은 국회 규칙을 고쳐 여당 추천권을 배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해병대원 특검법의 명분과 필요성이 강화되고 있음에도 (윤석열 정부가) 여전히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데만 혈안”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도 염두에 두고 국회 규칙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민주당은 지난달 “개별 특검법은 해병대원 특검법이나 김건희 여사 특검법처럼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실효성이 없다”며 경우에 따라 국회의장이 특검 추천위원을 위촉할 수 있는 ‘상설특검 활성화법’을 발의한 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