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 /뉴스1

국민의힘이 16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연금 개혁 여·야·정(與野政) 협의체’ 구성을 위한 실무 협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당은 이에 “정부가 먼저 연금 개혁 방안을 국회에 제출하라”고 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국민의힘은 민생 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것이라면 당장 오늘이라도 의사일정에 합의할 수 있고 본회의도 개최할 수 있다”면서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21대 국회 때 그렇게 재촉했던 연금 개혁 이슈라면 당장에라도 여야 간 합의를 위한 논의에 착수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그는 종합부동산세와 금융투자소득세 등 세제 개편 논의도 즉각 착수하자면서 “하지만 불법 파업을 조장하는 법, 민주당의 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법, 이재명 방탄법을 강행 처리하는 의사일정 합의에는 응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입장문을 내고 “지난 국회 종료 직전 이재명 전 대표가 연금 모수 개혁(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조정)을 우선 실현하고 구조 개혁 논의에 착수하고자 했으나, 대통령이 무산시켰다”며 “정부가 연금 개혁 방안을 마련하고 국회에 제출해 동의를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진 의장은 종부세·금투세 등 세제 개편 논의와 관련해서는 “정부가 곧 세제 개편 방안을 발표하면 이를 검토한 후 민주당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라며 “정부·여당이 전향적 세수 확보 방안을 내놓는다면 여·야·정 협의 참여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앞서 여야는 지난 21대 국회 막바지인 지난 5월 보험료율(소득 대비 보험료를 내는 비율)을 현행 9%에서 13%로 올리는 데 합의했지만, 현행 42%인 소득대체율(소득 대비 수령액 비율) 조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후 국민의힘은 연금 제도의 틀을 바꾸는 구조 개혁 등을 전제로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4%’ 절충안을 제시했고, 지난 5월 25일 민주당 이재명 당시 대표가 ‘소득대체율 44%’를 수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절충안의 부대 조건인 구조 개혁 없이 모수 개혁만 할 수 없다”고 거부해 21대 국회에서 연금 개혁안 처리는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