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두관 당대표 후보가 22일 “집단 쓰레기로 변한 집단은 정권을 잡을 수도 없고, 잡아서도 안 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가 이재명 후보 강성 지지자들을 ‘집단 쓰레기’로 매도했다는 논란이 일자 철회했다.
김 후보는 지난 21일 밤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어제오늘 이틀간 제주를 시작으로 오후에는 인천, 오늘 아침 10시 강원, 오후 4시 대구에서 네 번째 합동 연설회를 마치고 귀가하는 길”이라며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이렇게 합동 연설회를 하는 것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냐”고 했다. 합동 연설회 일정이 지나치게 빡빡하게 짜여 있어, 당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이 당원들과 교감할 시간이 없다는 비판이었다.
김 후보는 “우리가 메뚜기떼냐”며, “(이런 합동 연설회는) 연예인이 자신이 초대한 게스트와 함께 하는 팬클럽 행사장을 보듯, 한 사람을 위한 형식적 행사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김 후보는 “소통도 없고 판단도 필요없이, 연설도 듣기 전에 표만 찍는 기계로 당원을 취급하면서 민주주의를 판매하는 행위는 전혀 민주당답지 않다”고도 했다. 앞서 김 후보는 당대표 경선에서 권리당원들의 온라인 투표가 각 지역 합동 연설회 전날에 시작해 연설 종료 20분 뒤 마감되는 탓에 연설의 의미가 퇴색된다고 비판했었다.
김 후보는 이어서 “집단지성이 아니라 집단 쓰레기로 변한 집단은 정권을 잡을 수도 없거니와 잡아서도 안 된다”며 “저 김두관은 민주당에 과연 민주주의가 있는가라는 국민의 오랜 물음에 답을 드리는 대표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 글이 22일 오전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김 후보 측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집단 쓰레기’ 발언이 김 후보의 뜻에 따른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 측은 “‘쓰레기 발언’은 후보 뜻이 와전돼 메시지팀에서 실수로 업로드한 것”이라며 “후보는 이 사실을 알고 즉각 해당 글을 삭제하라고 지시했고, 메시지팀장과 SNS팀장을 해임했다”고 했다. 또 “김두관 후보는 후보별 당원 투표 결과에 대해서는 전혀 이의가 없다”며 “득표 결과에 연연치 않고, 큰 싸움은 계산하지 않고 나선다는 초심에 추호도 흔들림 없이 무소의 뿔처럼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 측은 이후 ‘쓰레기’ 단어가 포함된 문장을 삭제하고 다른 문구들을 일부 수정한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