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 당대표 후보가 21일 대구에서 열린 전당대회 후보자 합동 연설회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 전날 경기 수원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전당대회에선 조국 대표가 99.9% 득표율로 연임을 확정했다. /연합뉴스

차기 지도부 선출에 나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당대표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와 조국 후보가 각각 압도적 득표율 우위를 보였다. 두 사람은 당대표직 연임을 위해 최근 당대표직을 사임하고 전당대회에 출마했다. 이재명 후보는 주말 열린 민주당 8·18 전당대회 첫 지역 순회 경선에서 91.70%를 얻어 독주 구도가 확인됐다. 조국 후보는 단독출마한 조국혁신당 전당대회에서 99.9%의 찬성률로 연임을 확정했다. 정치권에선 “민주주의 국가 정당 경선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일방적 결과”란 평이 나왔다.

◇李 득표율, 2년 전보다 10%p 높아

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일 제주와 인천, 21일 강원과 대구·경북에서 잇따라 합동 연설회를 열고, 해당 지역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이재명 후보는 제주에선 82.50%를 얻었고, 인천에서 93.77%, 강원 90.02%, 대구 94.73%, 경북 93.97% 득표율로 합계 9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2년 전 당대표 경선 때 이 후보가 거둔 득표율(77.77%)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이재명 1인 정당화를 막겠다”며 출마한 김두관 후보는 7.19% 득표율에 그쳤다. 청년 정치를 앞세워 도전한 김지수 후보는 1.11%였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원 다수가 윤석열 정권에 맞서기 위해선 이재명 후보 견제보단 지원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기운 것 같다”고 했다.

이 후보는 경선 연설에서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민주당의 정치 이념이어야 한다”고 했다. 첫 경선에서 압승을 거둔 직후엔 “그 무게만큼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두관 후보는 “민주당이 제왕적 총재, 1인 정당으로 당내 언로가 막히고 토론과 대화가 실종됐다”고 했다.

5명을 선출하는 최고위원 경선에선 후보 8인 중 정봉주 후보가 득표율 21.67%로 1위에 올랐다. 이어 김병주(16.17%), 전현희(13.76%), 김민석(12.59%), 이언주(12.29%), 한준호(10.41%), 강선우(6.99%), 민형배(6.13%) 후보 순이었다.

최고위원 후보들은 모두 ‘친이재명’을 표방하며 강력한 대여(對與) 투쟁을 내세웠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후보가 합동 연설회 첫날 5위에 그친 김민석 후보를 두고 “표가 왜 이렇게 안 나오는 것이냐”고 말한 영상이 퍼지면서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선 “이 후보가 정말로 원하는 최고위원 후보가 누구냐”는 말이 나왔다.

◇”조국 1인 정당이냐” 지적도

조국혁신당은 20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조국 후보를 신임 당대표로 선출했다. 당대표 선거에 단독으로 입후보한 조 대표는 이날 찬반 투표에서 3만2094명 중 찬성 3만2051표(99.9%)를 얻었다. 반대는 43표였다.

조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두려움 없이 ‘윤석열과 김건희의 강’을 건너자”며 “술 취한 선장을 끌어내려야 한다. 탄핵과 퇴진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그는 “현행 20석인 교섭단체 기준을 완화해 당을 교섭단체로 만들고, 일당 독점 체제인 지역 정치에서 경쟁을 일으키겠다”며 “대통령 4년 중임제 등 개헌을 추진하고, 민생을 최우선하는 나라를 건설하겠다”고 했다. 지난 총선 때 비례대표 후보만 공천한 조국혁신당 의석수는 12석이다. 조 대표가 사실상 추대로 당대표직을 연임하는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조국 1인 정당’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조 대표 의존도가 강한 정당임이 확인됐다”는 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