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뉴스1

국회가 이번 주에 주요 고위 공직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 청문회를 줄줄이 연다. 오는 22일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와 김완섭 환경부 장관 후보자, 22·24·25일엔 각각 노경필·박영재·이숙연 대법관 후보자, 24~25일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이들 가운데 이진숙 후보자 청문회에선 여야가 강하게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이동관·김홍일 전 방통위원장 탄핵소추를 추진했고, 두 사람은 모두 탄핵소추안 발의나 표결 직전에 방통위 기능 정지를 막겠다며 자진 사퇴했다. 모두 KBS·MBC 등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 문제를 두고 여야가 충돌하면서 불거진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홍일 전 위원장 후임으로 이 후보자가 지명되자 민주당은 탄핵소추까지 예고하며 낙마를 벼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이 후보자가 지난 2022년 유튜브에서 영화 ‘기생충’ ‘택시운전사’ 등을 좌파 영화로, 김미화·김제동·정우성씨 등을 좌파 연예인으로 언급하는 등 연예계를 좌·우파로 갈랐다며 ‘부적격’을 주장한다. 또 대전 MBC 사장 시절 법인 카드로 30차례 주말 골프비(1500여만 원)를 내고, 서울 MBC 본사에서 일할 땐 특급호텔에서 법인 카드를 152차례(5000여만 원) 사용하는 등 법인 카드를 부정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이 후보자 낙마를 위해 무리한 시비를 건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소속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장이 “이 후보자가 지난 44년 동안 한 번도 헌혈하지 않았다”며 “공적 마인드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다”라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병이 있어 헌혈을 못 하는 사람도 있는데 헌혈과 방통위원장 직무 수행이 무슨 관계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민주당이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이틀간 열기로 한 것도 과하다고 국민의힘은 반발했다. 대법원장이나 국무총리가 아닌 장관급 인사에 대해 인사청문회를 이틀간 한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또 이 후보자 청문회에 증인으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김홍일·이동관 전 방통위원장 등 27명, 참고인으론 영화감독 박찬욱씨 등 46명을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