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은 22일 서울중앙지검이 영부인 김건희 여사를 대통령경호처 건물에서 비공개로 조사한 데 대해 “특혜”라고 비난하면서 이번 조사가 김 여사에게 무혐의를 주기 위한 순서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 스스로 법 앞에 인사권자의 가족은 예외임을 보여줬다. (김 여사를 검찰청사 아닌 곳에서 비공개로 조사한 것이) 경호 안전상의 문제(때문이었다는) 핑계는 애처롭게 느껴지고, 검찰총장까지 ‘패싱’하는 모습에서 오만함과 다급함이 느껴진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금껏 야당 대표를 공개적으로 수차례 소환해 망신주고 범죄자로 낙인 찍으며 여론을 주무르던 검찰의 위세는 ‘진짜 VIP’ 앞에서 눈 녹듯 사라졌다”고도 했다. 김 여사의 위세가 VIP(대통령)보다도 강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는 “허울뿐인 소환 조사는 결국 김 여사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시도라는 것을 온 국민이 알고 있다”며 “더 이상 기다릴 이유도 없어졌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에 대한 의혹을 엄중하게, 엄정하게 규명할 수 있도록 특검 처리를 서두르겠다”고 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전두환도, 노태우도, 이명박도, 박근혜도, 노무현 대통령도 모두 검찰청사에서 공개 소환조사를 받았다”며 “이빨 빠진 호랑이에 불과한 이원석 검찰총장도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며 김건희 소환 조사를 암시했었다”고 했다. 그는 “이 총장은 ‘바지사장’도 못 되는가 보다”며 “김건희 황제 특혜 조사 사실조차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니, 이것이 나라냐, 이것이 검찰총장이냐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의자가 지정한 장소에 쪼르르 달려가는 검사가 있었느냐. 언제부터 검사가 출장 서비스맨이었느냐”고 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영부인이 경호처에서 조사받은 것은 사실상 피의자가 집에서 조사받은 것과 같다”며 “이번 김건희 조사는 사상 초유의, (피의자가) 검사를 소환한 황제 조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서 “‘소환 쇼’로 아무리 (국민의) 눈을 가려도 (탄핵) 청문회 증인 출석은 피할 수 없다”며 김 여사에게 “다가오는 26일, 청문회장에서 뵙겠다”고 했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아침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김 여사가 검찰 수사를 받은 게 아니라, 검찰을 김 여사가 경호처로 불러가지고 조사받는 척을 한 것”이라며 “왜 국민들이 김건희 특검을 지지하고 있는가, 이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했다. 박 의원은 “특검을 통해서 (사실을) 밝히지 않으면 나라도 망하고, 윤석열·김건희 대통령 내외분도 험한 꼴 당한다”며 “탄핵 열차도 출발할 수 있고, 임기 후라도 두 분이 감옥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중앙지검을 겨냥해 “이명박, 박근혜, 노무현 대통령을 검찰청사에 출두시켰던 검찰”이라며 “검찰청사는 경호와 안전이 보장 안 되는 곳이냐. 말 같은 해명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 대표는 “(서울중앙지검이 경호처에서 조사했다는) 소식을 들으니 이 나라의 진정한 VIP가 누군지 감이 왔다”며 “이 정도면 ‘중전마마 조사’를 넘어, ‘여제 조사’가 아니냐”고 했다.
개혁신당 허은아 대표도 이날 당 회의에서 “대통령 배우자니까 포토라인에 세우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면서도 “그런데 검찰청사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조사를 받다니 이건 또 어느 나라 법률이냐. 대한민국 역대 어떤 영부인도, 심지어는 전직 대통령조차도 이런 특혜를 받았던 전례는 없다”고 했다. 허 대표는 “(서울중앙지검은) 검찰총장도 모르는 조사를 대체 누구 지시를 받고 실시했느냐. 비공개 소환에 반대하던 검찰총장의 의사를 무시하고 제3의 장소에서 부득부득 조사를 하게 만든 장본인은 누구냐. 검찰총장의 머리꼭대기 위에 올라가 개별 사건에 수사 지휘권을 행사하고 있는 그 국기문란자는 누구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