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4일 ‘해병대원 특검법’과 관련해 “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한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의 외압 행사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며 야당이 특검 후보를 추천하는 해병대원 특검법안을 밀어붙이자 대법원장 등 제3자가 특검을 추천하는 내용의 특검법안을 국민의힘이 발의하자고 주장해왔다.
현재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의원 상당수는 특검 후보 추천권을 누가 행사하든 해병대원 특검 도입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해병대 수사단 수사와 관련한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만큼, 공수처 수사 결과를 보고 특검 도입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공수처 수사 추이와는 별개로 제3자 추천 특검법안을 선제적으로 추진하자는 한 대표 주장과는 거리가 있다.
이와 관련해 한 대표는 이날 취재진에게 “(당내) 이견을 좁히는 토론을 할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우리는 민주적 절차를 지키는 정당”이라며 “우리 당이 가진 민주적 절차를 통해 잘 설명할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자신이 ‘제3자 추천 특검법’을 제안하면서, 오히려 민주당 특검법안의 정략성이 드러났다는 점 등을 들어 의원들을 설득하겠다는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제3자 특검 추천’ 방식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진실 규명이 아닌 민주당의 정략적 이익을 위한 것이란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러나 한 대표가 마주한 국민의힘 내부 상황은 녹록지 않다. 앞서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비공개 의원 총회에서 “당대표가 누가 돼도 원내 사안은 원내 대표 중심으로 간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그는 지난 23일 당대표 선출 전당대회장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국회에서는 108명 의원들이 추경호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싸워 이기겠다”고 했다. 한 대표 선출을 염두에 두고 해병대원 특검 문제는 자기가 주도하겠다는 입장을 미리 밝힌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비한동훈계로 꼽히는 김재원·김민전 최고위원도 이날 “해병대원 특검법은 원내대표에게 전권이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대표가 해병대원 특검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