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서범수 사무총장이 31일 “당 대표가 새로 왔으니, 새로운 변화를 위해서 당 대표가 임명권을 가지고 있는 당직자는 일괄 사퇴해달라”고 했다. 서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지난 29일 임명한 친한(친한동훈)계 의원이다.
서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사무총장으로서의 입장”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당의) 새로운 출발을 위해 우리가 새롭게 하는 모양새를 만드는 그런 차원”이라고 했다. 사무총장은 당 조직·재정을 관장한다.
서 사무총장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개인 의견”이라고 했지만, 한 대표도 그의 의견에 동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 사무총장은 ‘당직자 일괄 사퇴’ 발언 관련 “한동훈 대표와 논의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논의했다”고 답했다.
서 사무총장의 이 같은 발언은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면담 이후 이뤄진 것이라 주목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면담 자리에서 한 대표에게 당직 개편을 두고 “당 대표가 알아서 하시라”고 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당 대표가 임명권을 가진 당직자 중 가장 주목되는 자리는 정책위의장직이다. 국민의힘은 7·23 전당대회를 통해 한 대표 등 신임 지도부가 들어섰다. 이후 친윤계인 정점식 정책위의장의 거취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당 대표가 원내대표와 협의하고 의원 총회 추인을 거쳐 임명한다.
정 의장은 지난 5월 임명돼 임기(1년)가 10개월 정도 남아있다. 친한계는 “새 지도부가 들어섰기 때문에, 그에 맞게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친윤계는 “당내 갈등 봉합, 탕평 인사 차원에서 교체해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한 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주말에 열릴 예정인 고위당정협의회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정 의장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정 의장 거취 문제도 논의됐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