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한동훈 지도부 초대 정책위의장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일 신임 정책위의장으로 4선의 김상훈(대구 서구) 의원을 임명했다. 전날 사퇴한 친윤계 정점식 전 의장 후임 인사다. 한 대표는 다음 주 초 지명직 최고위원과 대변인 등 추가 당직 인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에선 “정 전 의장이 물러나 주면서 주요 당직에서 친윤계 색채를 빼면서 한동훈 체제가 구축되는 흐름”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이날 김 정책위의장 내정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이 정책적으로 뛰어나고 안정감이 있는 분이라는 추천을 여러 군데에서 받았고, 새로운 변화를 위해 같이해 주십사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그러면서 “김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저를 위해 뛰던 분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자파(自派) 의원을 당직에 앉히기 위해 친윤계 정점식 전 의장을 교체한 게 아니란 뜻으로 해석된다. 한 대표는 김 의장 인선 과정에서 추경호 원내대표와 협의를 거쳤다고 한다.

김 의장은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대구시에서 공무원을 하다가 19대 총선 때 대구 서구에서 당선됐다. 이후 20·21·22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됐다.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정책위 부의장을 지냈고 최근까지 당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장을 맡아왔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저는 계파 프레임을 싫어하는 사람이고, 당면한 민생 현안 처리에 매진하겠다”고 했다. 김 의장은 추 원내대표와 같은 대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고, 선수(選數)는 추 원내대표(3선)보다 높다.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같은 지역 출신이고, 정책위의장이 선수가 높은 것은 이례적이다.

현재까지 진행된 한 대표의 당직 인선을 두고 국민의힘에선 한 대표가 당내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새로운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계파색이 옅은 영남 지역 의원들을 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대표가 앞서 임명한 서범수(재선·울산 울주) 사무총장도 친윤·친한 어느 한쪽으로 분류하기 어렵다는 평을 들었다. 한 대표는 이날 정점식 전 의장에 대해 “인품과 능력을 갖춘 분인데 변화를 위해 그런(자진 사퇴 요청)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전화로 ‘결단해 주셔서 고맙다’고 말씀드렸고, 정 전 의장도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돕겠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한 대표 당직 인선의 색채는 다음 주 초 있을 지명직 최고위원과 조직부총장, 전략기획부총장, 여의도연구원장, 당 대변인 등 인선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친한계로 꼽히는 김종혁 전 조직부총장이 유력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