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이 14일 국회 과방위에서 열린 불법적 방문진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2차 청문회에서 김태규 대행에 대한 청문회 증언거부 고발의 건과 관련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거수 표결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이덕훈 기자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방문진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2차 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간 설전이 오갔다. 민주당 의원들은 김 직무대행에게 “건방떨지 말라” “팔짱끼고 웃지 말라” “얼굴을 비비지 말라”며 태도를 지적했고, 김 직무대행은 행동 규칙을 주면 거기에 맞춰서 하겠다고 했다.

이날 청문회는 지난 7월 31일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이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과 KBS 이사진을 선임한 것은 위법이라며 민주당이 문제 삼으면서 시작부터 긴장감이 고조됐다. 민주당은 방통위 2인 체제에서 주요 안건을 의결한 것은 위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위원장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8월 1일 탄핵 소추안을 발의하고 의결하면서 현재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김 직무대행에게 “(이번에 선임된) KBS 이사, 방문진 이사가 누구인지 말해보라”고 했고, 김 직무대행은 “기억력 테스트 하는 자리가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이 과정에서 노 의원이 고성을 지르자 김 직무대행은 “잘 들리니 언성을 높이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그러자 노 의원은 “톤 조절은 내가 한다. 건방떨지 말라”고 했다. 이에 MBC 사장 출신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은 “마치 김 직무대행의 인사청문회 같다”며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청문회에서 ‘뇌 구조가 이상한 것 같다’는 말이 나왔는데 오늘은 건방떤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했다.

1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불법적 방문진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2차 청문회에서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에 대해 답변거부를 이유로 고발안건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이 손을 들어 찬성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김 직무대행이 여당 의원들과 문답 과정에서 최근 방문진 논란과 관련 “불법 방송 장악이 아니라 (MBC) 노영방송 수호를 위한 국정 장악”이라고 하자, 민주당 소속 최민희 위원장은 “용어 선택에 신중을 기하라”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김 직무대행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았다. 민주당 조인철 의원이 질문을 하고 답변 시간을 주지 않자 김 직무대행이 웃은 것이 논란이 됐다. 민주당 한민수 의원은 “의원이 질의하고 나면 웃긴가”라고 언성을 높였고, 김 직무대행은 행동 지침을 주면 거기에 맞춰서 하겠다고 맞섰다.

최 위원장은 “김 직무대행 답변 태도가 다른 국무위원들과 너무 다르다”며 “답변할 때 팔짱을 끼고 있는데 지양해 달라. 의원들의 질의 과정에 웃는다거나 얼굴을 비비는 것은 국무위원 답변 태도로 매우매우 이례적인 것”이라고 했다. 김 직무대행은 “얼굴 비비는 것까지 뭐라고 그러시느냐”고 했지만 최 위원장이 계속 문제를 삼자 “팔짱은 안 끼겠다”고 했다.

김 직무대행은 과방위의 연이은 방통위 청문회와 현장 검증 등이 두달간 이어지는 것에 대해 방통위 직원들이 현재 어떤 상황이냐는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의 질의에 “저도 많이 힘들다. 지쳐있는 직원들은 모이면 신세 한탄을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