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신임 당대표는 18일 수락 연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각각 양자 회담을 공식 제안했다. 이 대표는 “가장 시급한 일은 민생 경제 회복이지만 국민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다면 의제를 제한할 필요는 없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민생 현안을 논의하는 여야 수뇌 회담을 제안하며 정국을 주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지난 4월 총선 직후 영수회담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해 아쉬웠다”며 “지난 회담에서 언제든 다시 만나 국정에 대해 소통하고 의논하자는 데 뜻을 같이한 만큼 대통령의 화답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한동훈 대표에게도 “시급한 현안들을 격의 없이 의논하자”고 했다. 이 대표는 “무엇보다 채 해병 특검법에 대해 허심탄회한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한 대표도 제삼자 특검 추천안을 제안한 바 있으니 특검 도입을 전제로 실체 규명을 위한 더 좋은 안이 있는지 논의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이날 밤 페이스북에 이 대표 당선을 축하한다는 글을 올리고 “민생 앞에서 여야가 따로 없다. 대승적 협력의 정치를 이재명 대표님과 함께 하고 싶다”며 “금투세(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 시급한 민생 현안들에 대해 조만간 뵙고 많은 말씀 나누겠다”고 했다. 양자 회담 제안에 화답하면서도 이 대표가 의제로 강조한 ‘해병대원 특검법’과 달리 ‘금투세’를 앞세운 것이다.
국민의힘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이날 이 대표 당선에 대해 “말로만 먹고사는 문제를 얘기하지 말고, 행동으로 민생을 실천해달라”고 했다. 한 대변인은 “이 대표가 전당대회에 출마하며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 해결’을 강조한 것과 달리 민주당은 언행 불일치로 일관했다”며 “이 대표는 연임에 성공한 만큼 ‘본인의 사법 리스크 방어’를 위한 ‘이재명 민주당’이 아니라, ‘국민과 더불어’ 있는 ‘더불어민주당’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고, 홍철호 정무수석이 19일 이 대표를 찾아 윤 대통령의 축하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실은 파행적 국회가 정상화되는 게 먼저란 입장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