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방문진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3차 청문회에서 여당 의원들이 청문회 중단을 요구하며 퇴장해 자리가 비어 있다. /뉴스1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사 선임 관련 3차 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방송통신위원회 직원들이 정말 힘든 것 맞냐”고 했다.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과방위의 연이은 청문회에 방통위 직원들이 힘들다고 하소연 한 내부 문건 작성자의 청문회 출석을 요구했다.

이날 청문회는 지난 14일 16시간이 넘는 2차 청문회가 새벽 2시 25분까지 이어진 데 이어 일주일만에 열렸다. 2차 청문회 당시 최민희 과방위원장 스스로 “다음 청문회 때는 본질에 집중하자”고 할 정도로 청문회가 본질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청문회에는 탄핵으로 직무 정지 중인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과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등 핵심 증인들이 모두 불출석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일방적인 야당의 청문회 진행을 문제 삼아 모두 퇴장했다.

민주당 조인철 의원은 대신 조성은 방통위 사무처장을 상대로 “방통위 직원들이 실제로 힘드냐”고 질의했다. 지난 8일 2차 청문회를 앞두고 방통위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보낸 공문에서 “위원회 결정에 따라 업무를 수행했을 뿐인 방통위 사무처를 너무 힘들게 하지 말아달라” “방통위 사무처 직원들이 여름휴가는커녕 주말에 나와 에어컨도 안 나오는 사무실에서 고생하고 있다. 국회 스스로가 갑질의 오명을 뒤집어쓰지 않도록 직원들을 힘들게 하는 수준도 적당해야 한다”고 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3일 연속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열릴 당시 방통위 한 직원은 과로 증세를 호소하며 청문회장에서 중도 퇴장하기도 했다.

조 의원은 “방통위원장이나 증인들이 답변하는 걸 보면 그 준비를 위해 온 직원들이 힘들었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든다”며 “실제로 밤을 새워 노력하시냐”고 했다. 조 의원은 “방송 장악 관련 이야기가 새로운 이슈가 아니고 이미 정리가 다 돼 있을 거 같은데 그걸 몇번 더 했다고 해서 공무원들이 쓰러질 정도로 힘들어 못살겠다는 탄원서를 보낼 정도인가”라며 “국회에서 많이 오라 가라 했다 해서 그게 힘들어서 못 살겠다고 탄원서를 보내는 건 처음 본다. 그걸 가지고 힘들어서 못 하겠다, 그만 좀 해달라는 거는 공무원 그만두겠다는 이야기로 들린다”고 했다.

조 의원은 “그 문건을 보낸 건 유감이라고 똑바로 말해달라”고 요구했고 조 사무처장은 “그런 부분에 대해 세심하게 잘 못챙긴 게 있다면 유감이라고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이어 최 위원장은 “그 문건을 즉시 제출하라”며 “그 문건을 작성한 사람이 누구냐”고 했다. 조 사무처장이 한 직원을 지칭하자 최 위원장은 “조금 있다 (그 직원을) 불러달라. 질의하겠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증인으로 불출석한 이진숙 위원장과 김태규 직무대행을 추가로 형사 고발하는 안건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야당은 지난 청문회에서는 김 직무대행이 답변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도 고발하기로 의결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