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주·공화 양당이 정강에서 ‘북한 비핵화’ 문구를 삭제한 가운데,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미국이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것이며 한국의 핵무장도 받아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의원은 21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이번에 미국 민주당이나 공화당이나 정당 강령에서 ‘북한 비핵화’(문구가) 사라져버렸기 때문에, (앞으로 미국의 대북 정책은) 북핵 폐기보다는 북핵 동결에 방점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서 “북핵 폐기가 아니라 북핵 관리 정책으로 미국의 대(對)한반도 정책이 변화할 것이고, 그러면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되는 단계까지 올 것”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물론 (미국의 대북 정책은) 북핵 폐기가 원칙이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과 한미일 3국 정상회의를 했을 때도 북핵 폐기를 명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우리(3국의 정책)가 북한 핵 억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도 현실”이라고 했다.
진행자가 ‘한국의 자체 핵무장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데, 미국이 동의하겠느냐’고 묻자 윤 의원은 “역설적으로 가능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2기 행정부)가 들어선다면 트럼프는 동맹을 거래 관계로 보기 때문에 사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오히려 우리의 제한적 핵무장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트럼프가 “북핵 폐기를 전제로 해서, 우리가 핵무장 한 다음에 동시에 남북한의 핵을 폐기하는 제한적 핵무장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윤 의원은 미국이 북핵 폐기를 사실상 포기할 경우,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미북 간에 합의점이 도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윤 의원은 “2019년 2월 하노이 미북정상회담은 북한 김정은이 영변 핵 시설만을 폐기하겠다고 고집했기 때문에 ‘노딜’이 돼 버렸다”며 “(트럼프와 김정은) 두 사람이 다시 만난다면 (하노이) 노딜을 반면교사 삼아서 어떻게든 북핵 동결 위주로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했다.
윤 의원은 “미국 조야가 북핵 폐기가 현실상 어렵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며 “북핵 폐기가 어렵다면 북핵 관리라도 하자, 북한이 핵을 다른 나라에 가져가는 것을 막자는 식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