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실 참모들을 상대로 “친일파냐, 뉴라이트냐”고 묻거나 대통령 관저 건물의 등기 여부, 계엄령 발동설, 비선 의혹 등을 제기했다. 오후 내내 이어진 회의 동안 민생 문제는 거의 거론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은 최근 독립기념관장 임명 논란과 관련,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을 불러 “친일파 밀정이냐”고 물었다. 김 차장이 “아니다”라고 하자 서 의원은 “밀정이 스스로 밀정이라고 하면 밀정이 아니죠”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뉴라이트냐”고 했다. 김 차장은 “대통령은 뉴라이트의 의미를 정확히 모르고 계실 정도로 이 문제와 무관하다”고 했다. 그러자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김 차장에게 “뉴라이트냐”라고 했다. 김 차장이 부인하자 신 의원은 “뉴라이트라는 게 부끄럽냐”고 했다. 야당의 이런 공세가 이어지자 여당 의원들은 “그만 대한해협을 좀 건너자”고 했다.
‘가짜 뉴스’ 논란이 있거나 ‘카더라’식 소문에 바탕한 질의도 이어졌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천공’과 대통령이 여전히 교류하느냐”고 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천공이든 만공이든 알지 못한다. 그런 일이 없다”고 했는데도, 노 의원은 “이런 사람하고 대통령이 엮이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의 비극”이라고 했다. 민주당 박성준 의원은 “김건희 여사 오빠가 대통령실의 공식·비공식 회의에 참석했다고 한다”며 사실 확인을 요구했다. 정 실장이 “가짜 뉴스로 추정된다. 존경하는 박 의원이 카더라식 질문을 할 줄 몰랐다”고 하자 박 의원은 “유력한 제보다. 역대 정권이 끝나면, ‘남산의 부장들’ 책 봤지 않나. 대통령실 비사(秘史) 다 나오는 이야기”라고 했다.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은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와 관련해 “관저 2층 14평 정도를 증축했는데 사우나와 드레스룸이라고 보도가 나오는데 공사 계약 내역을 제출 안하고 있다”며 “사우나와 드레스룸이 중요 시설이냐”고 했다.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은 “역대 어느 정부도 관저 내역을 공개한 적이 없다”고 했다. 민주당 강유정 의원은 “관저에 설치된 정자가 불법 증축 논란이 한창인데 미등기 상태”라며 “등기는 왜 안 한 거냐”고 했다. 정 실장은 “관련 법령에 따라 건축물 대장 등재 완료 후 1개월 내 등기 신청하면 종료될 문제”라고 했다.
민주당 양문석 의원은 “윤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반국가 세력이 암약하고 있다’고 했다. 뜬금없이 ‘총력 대응’ 표현을 쓰느냐”며 계엄 준비 의혹을 제기했다.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의원님이 총력 대응을 전쟁으로 비화하는 게 더 큰 문제”라고 했다.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은 “(야당이 과반인) 국회 의석상 윤 정부가 계엄을 선포할 수 있느냐”고 했다. 현행 헌법에 따르면 국회 재적 의원 과반수 요구로 계엄은 해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