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른바 ‘충암고 라인’을 근거 중 하나로 제시하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김용현 국방부 장관, 여인형 국군 방첩사령관 등 계엄 관련 정부·군 주요 직위에 윤 대통령이 졸업한 충암고 출신들이 포진했고, 이들이 과거 신군부 주축이었던 하나회처럼 계엄을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6일에도 “이 장관이 올해 초 방첩사령부에서 충암고 출신 장교들과 비밀 회동을 했다”고 주장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민주당 김병주 최고위원은 이날 당 회의에서 “행안부 장관이 연초에 방첩사령부를 방문해 부대 현황 브리핑을 받고, 충암고 출신 방첩사령관, 충암고 출신으로 추정되는 영관급 장교 2명과 함께 저녁 식사를 부대에서 운영하는 회관에서 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위화감을 조성하고 군심(軍心)을 흔드는 일이며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했다. 이 장관의 방첩사 방문 사실은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부승찬 의원이 처음 제기했었다. 김 최고위원은 육군 대장 출신이고 공사를 졸업하고 소령까지 복무한 부 의원은 국방부 대변인을 지냈다.

민주당에선 ‘경호처장 공관 비밀 모임’ 의혹도 계속 제기했다. 민주당은 김용현 국방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공관에서 특전사령관, 수도방위사령관, 방첩사령관을 만난 것을 두고 야당은 “쿠데타에 필요한 ‘3사령관’과 비밀스레 회동했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문재인 정부 때도 했던 관례적인 격려”라고 했는데, 김병주 최고위원은 이날 “문재인 정부 당시 경호처장과 수방사령관을 했던 인사에게 전화해서 확인했더니 ‘그러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은 “계엄 논란의 핵심이자 하나회 이후 최초의 군기 문란 파벌, 충암파를 척결해야 한다”며 “(정부는) ‘계엄 생각 없음’이 진심이면 국민적 보장 조치를 하겠느냐”고 했다.

그러나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 장관은 지난 3월 20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등과 함께 대공수사권 논의를 위해 방첩사를 공식 방문했다”며 “이 장관이 당시 충암고 출신 중령, 대령과 식사했다는 건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이 장관은 당시 국정원 대공수사권 폐지에 따른 방첩사와 경찰의 협력 강화 등을 논의하고, 방첩사 부대 회관에서 참석자 모두 함께 저녁 8시까지 식사를 했다”며 “저녁 식사 때 특정 학교 출신 중령, 대령이 그 자리에 있었다는 주장은 거짓이며 대공 수사기관들의 정상적인 업무 교류를 왜곡하는 것에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