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3일 여야 지도부가 귀성길에 나선 시민들을 배웅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왼쪽)는 경부선 기차가 오가는 서울역을 찾았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오른쪽)는 호남선이 지나가는 용산역을 찾았다. /이덕훈·고운호 기자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3일 여야 지도부는 귀성객들에게 인사하며 “민생을 챙기겠다”고 했다. 22대 국회 출범 이후 극한 대치를 보였지만 귀성객들 앞에선 상대에 대한 공격을 잠시 멈추고 ‘휴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경부선 열차가 출발하는 서울역을 찾았다. 한 대표는 시민들에게 나눠준 팸플릿을 통해 “국민 눈높이에서 꼬인 실을 풀어갈 수 있는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의정 갈등으로 인한 의료 현장의 불편함을 해소할 해법을 찾겠다는 메시지였다.

한 대표는 이어 서울 관악구의 지역아동센터를 방문해 결식아동을 위한 추석맞이 도시락 나눔 행사에 참여했다. 그는 “아이들이 연휴 기간에 식사 제공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있는데, 국민의힘은 이런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힘쓰면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정치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태원 참사 실내 분향소인 ‘별들의 집’을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다.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를 포함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용산역을 찾아 귀성객들에 인사했다. 이 대표 등은 대여 공격성 발언을 자제하고 대신 ‘민생’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국민 여러분의 상황이 매우 어렵고 여러 가지로 불편한 점도 많을 것”이라며 “하지만 오랜만에 맞이하는 명절인 만큼 가족들과 오손도손 얘기를 나누며 즐거운 추석을 보내시기를 바란다. 저희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 등은 ‘국민 건강·민생 회복’ ‘희망 가득 한가위’ 등의 문구가 적힌 어깨 띠를 둘렀다.

이 대표는 별도의 추석 메시지에서 “더 유능하고 더 혁신하며 더 준비된 민주당을 만들어 민생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민주주의의 퇴행을 막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귀성 인사를 마치고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1심 공판에 출석했다.

하지만 이런 ‘휴전’ 분위기는 추석 명절이 끝나면 곧바로 깨질 전망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반드시 관철하고 공정과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며 추석 이후의 ‘격돌’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연휴 직후인 19일에 해병대원 특검법, ‘전 국민 25만원 지급’ 관련 법안들의 본회의 처리를 밀어붙일 예정이어서 국민의힘과의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민주당은 또 검찰독재대책위도 출범시켜 이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 등에 대한 검찰 수사에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런 가운데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야당은 이제라도 민생을 위한 행보에 동참해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