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추석 연휴에 전통 시장을 방문해 시민들을 만나고 고향인 경북 안동을 찾아 성묘했다. 이 대표는 연휴를 마치면 조만간 당대표 특보단과 당 인재위원회 인선을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대통령 선거를 2년 6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통상 대선이나 총선 같은 전국 단위 선거 때 가동하는 특보단과 인재위를 구축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 대표가 대여(對與) 압박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조기 ‘대선 준비’에 들어가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17일 페이스북에 두 아들과 함께 고향인 안동을 찾아 성묘한 사진을 올렸다. 이 대표는 “철없던 소년이 어느덧 두 아들 손을 잡고 산소에 오르는 아버지가 되었다”며 소회를 적었다. 이 대표의 두 아들 모습이 공개된 건 성남시장을 하던 2017년 대선 경선 출마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글을 올린 지 4시간 뒤 아들이 나온 사진은 삭제했다. 이 대표는 추석 연휴가 시작된 14일엔 지역구인 인천 계양구 전통 시장을 찾아 시민을 만났고, 15일엔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조계종 진우 총무원장을 면담했다. 이 대표는 기독교·천주교 등 종교계 인사들과 추가 만남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추석 연휴가 끝나면 대규모 특보단과 인재위원회를 가동할 방침이다. 특보단과 인재위원회는 보통 정당들이 대선·총선 같은 전국 단위 선거를 앞두고 꾸리는데, 이 대표는 일찌감치 구성을 지시한 것이다. 특보단은 5선의 안규백 의원이 총괄특보단장을 맡고 언론·법률·정무·경제(노동) 등 분야별로 특보들을 위촉할 계획이다. 언론특보단장으로 내정된 박수현(재선) 의원을 제외하곤 3선 의원들이 분야별 특보단장을 맡고, 초·재선 의원들이 특보를 맡을 것이라고 한다.
앞서 이 대표가 구성하라고 지시한 인재위원회 인선도 곧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인재위원장은 친명 좌장인 정성호 의원이 맡았고, 부위원장은 김병기 의원, 위원은 이한주 민주연구원장과 김민석 최고위원, 김성환 의원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총선·대선 등을 앞두고 운영되는 인재영입위원회를 조기에 가동해 차기 대선을 뒷받침할 인재 수혈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이 대표는 특히 대선 후보 등이 두는 수행실장직도 신설해 초선 김태선 의원을 임명했다. 이 대표는 대선 캠프가 주로 두는 공보단도 운영 중인데 노동·법률 대변인 등도 추가 인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 측은 “오랫동안 대선을 준비하고 행정적 능력이 입증된 사람이 집권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 대표 대선 준비와 무관하다고 볼 순 없다”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 대표 측이 그의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가 다가온 상황을 염두에 두고 당 조직 재편을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대선 준비 체제를 조기에 갖춰 사법 리스크에 맞대응하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