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주철현 최고위원이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주철현(전남 여수갑) 최고위원이 조국혁신당 장현 영광군수 후보를 향해 “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영광을 뜰 생각으로 곁방살이를 하는 것은 아닌가”라고 했다. 그는 장 후보에 대해 “영광에 단칸 월셋방 하나도 없다”고 했다가 발언을 정정하기도 했다.

주 최고위원은 3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는 평생 영광에서 터 잡고 살면서 영광 지역과 사람을 잘 아는 후보”라며 “본인과 가족이 소유한 논밭과 주택이 모두 영광에 소재한 100% 영광 토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반면 조국혁신당 영광군수 후보는 민주당 후보와 대척점에 있음이 드러났다”며 “서울 강남의 수십억 아파트를 포함해 전국 각지에 임야와 대지를 보유하고 있지만, 정작 영광에는 단칸 월셋방 하나도 없는 것으로 확인이 됐다”고 했다. 이어 “서울 강남에 살던 분이 오로지 군수 선거 출마를 위해서 영광으로 전임한 것”이라며 “영광군의 단 한 푼의 임차권조차 신고하지 않았다는 것은 보증금 한 푼 없는 이례적 월세 계약을 했거나 아예 무상으로 제공받았다는 이야기”라고 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 최고위원 발언을 듣고 “(조국혁신당) 장현 후보가 월셋방도 없다고 했는데, 설마 어디 다리 밑에 살진 않을 거고 어딘가 세를 얻어서 살고 있지 않을까 싶다”며 “내가 하도 허위사실 공표로 고발을 당해서 재판받다 보니 걱정돼서 그렇다”고 말했다. 이에 주 최고위원은 “내가 확인한 바로는 친척집에 곁방살이하고 주민등록을 옮겨놓은 것으로 들었다”고 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철현 최고위원에게 질문하고 있다. /뉴스1

주 최고위원은 “강남에는 수십억 아파트를 보유하면서도 정작 영광에는 자기 명의로 방 한 칸 구하지 않았는지, 영광군수로 나설 기본자세도 자격도 없을 뿐 아니라 영광군민을 우롱하는 행태”라며 “과연 누가 영광을 책임지고 이끌어 갈 사람인지 현명하게 판단해달라”고 했다.

그러나 주 최고위원은 회의 후 보도자료를 내 “‘단칸 월셋방 하나도 없는 것으로 확인이 됐다’는 발언은, 당초 ‘단칸방 하나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이 됐다’는 취지였으나 의도치 않게 ‘월세’라는 단어를 추가해 발언했기에 이를 정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착오에 따른 부정확한 발언으로 혼선을 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했다. 다만 주 최고위원은 “다른 발언은 모두 사실에 부합한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장현 후보가 선관위에 등록한 재산 내역을 보면, 장 후보는 배우자 명의로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21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장 후보는 영광에 보유하거나 임차한 주택은 없지만, 영광에 임차 계약을 맺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16일 치러지는 영광군수 재선거를 둘러싸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신경전은 날로 거세지고 있다. 양당은 상대 후보의 약점을 공격하며 여론전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조국혁신당 장현 후보의 청담동 아파트 소유에 더해 ‘철새 이미지’도 부각하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 장세일 후보가 폭력·사기 전과가 있다고 공격한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30일 최고위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정부에 재차 경종을 울리는 선거가 돼야 한다”며 “조국혁신당이 스스로 ‘쇄빙선 역할을 하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쇄빙선 항로를 바꿔 본진을 향해 돌격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에 대해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조국혁신당은 어느 정당보다 윤석열 독재 정권을 깨뜨리는 데 앞장서 돌격하고 있다”며 “‘본진’에 위험 경고를 보내는 역할도 할 것이며, 더 빠르고 정확한 항로를 제시하는 역할도 할 것이다.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본진을 향해 돌격’하는 것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근시안적”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