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왼쪽) 전 경기도평화부지사가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에 대한 탄핵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덕훈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2일 열린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탄핵소추 사건 조사 청문회는 박 검사 등 주요 증인이 불출석한 가운데 여야 간 말다툼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의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 주장 위주로 진행됐다. 구속 수감 중 증인으로 출석한 이 전 부지사는 검찰이 자신을 회유·압박했다며 ‘검찰청 술판’ 주장을 되풀이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 검사가 이 전 부지사로 하여금 허위 진술하도록 했다고 주장하며 청문회를 강행했다. 이 전 부지사는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당시 경기지사)에게 대북 송금을 보고했다”고 했다가 “이 대표에 대해 허위 진술을 했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이 전 부지사가 1심에서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받은 뒤 이 대표도 이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전 지사는 이날 청문회에서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사건에서 아무 혐의가 나오지 않자 검찰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을 체포한 뒤 방북 비용 대납 사건으로 본질을 바꿨다”며 “그 과정에서 검찰의 지속적이고 강압적인 회유와 압박이 계속됐다. 사건 관계자들이 두 달 정도 수원지검 1313호 박상용 검사실 바로 앞 ‘창고’라고 쓰인 공간에 모여 진술을 맞췄다”고 주장했다. 이 전 지사는 “이른바 ‘진술 세미나’를 반복적으로 했다”며 “그 과정에서 갈비탕, 짜장면, 연어가 제공됐다. 음식을 즐긴 건 수십 번이고 술도 한 번 마셨다”고 했다. 이 전 지사는 이날 자신이 쓴 비망록을 법사위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 전 부지사는 그동안 술자리 시기와 장소, 음주 여부 등에 대해 몇 차례 말을 바꾼 바 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회유당했다고 주장하는 시점에 이 전 부지사 변호인이었던 설주완 변호사 등은 ‘음주 사실은 당연히 없고, 부적절한 회유나 협박도 목격하거나 들은 적이 없다’고 했다”며 “설 변호사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는데 민주당이 일방 의결하면서 쏙 뺐다”고 했다. 여당은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이 전 부지사에게 유리하게 청문회를 편파적으로 진행한다며 수차례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화영씨가 기존의 허위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라며 공식 대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검찰은 이화영 전 부지사가 제기한 ‘검찰청 술자리 회유’ 의혹에 대해 “사실과 다른 허위주장”이라고 수차례 반박해왔다. 수원지검은 지난 4월 입장문을 내고 “이씨가 음주했다고 주장하는 그 일시에 이씨는 수원지검 검사실이 아니라 수원지검 구치감이나 수원구치소에 있었다”며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출정 일지 등을 공개했다. 검찰은 “이씨가 음주 장소도 번복했는데, 기본적인 장소마저 제대로 지목하지 못해 신빙성이 없다”라며 “이씨가 술을 마셨다고 주장한 그 시점에 입회한 변호사도 이씨가 술을 마시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확인했다”고 했다.

검찰은 “존재하지도 않는 허위 사실로 수사팀을 음해하는 것은 검찰에 대한 부당한 외압을 넘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법원 재판에도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여당은 야당이 ‘이재명 방탄’을 위해 검사 탄핵과 청문회를 밀어붙였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은 “(박 검사가) 이 대표와 관련한 범죄를 수사했다는 이유로 보복 탄핵, 방탄 탄핵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반면 야당은 “대북 송금 사건에 이 대표를 엮으려고 했던 검찰의 조작 사건”이라며 “박 검사를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이날 불출석한 박 검사에 대해 “국정감사 때 동행명령장을 발부해서 반드시 불러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