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5일 “말해도 안 되면 징치(懲治·징계해 다스림)해야 하고, 징치해도 안 되면 끌어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10·16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 지원 유세에서 “일을 제대로 못 하면 혼을 내 선거에서 바꾸고, 선거를 기다릴 정도가 못 될 만큼 심각하다면 도중에라도 끌어내리는 것이 민주주의고 대의정치”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는 이 발언을 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하지만 민주당이 7일 시작하는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정권 끝장 국감”(박찬대 원내대표)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것과 맞물려 윤 대통령 탄핵 추진 가능성을 내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과거에도 총선 유세 등에서 “박근혜 정권도 힘을 모아 권좌에서 내쫓지 않았나” 같은 발언을 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지난 4월 총선에서 압승한 이후 이 대표가 ‘끌어내려야 한다’는 식의 표현을 쓴 것은 처음이다. 최근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다른 야당 의원과 함께 ‘탄핵 발의를 준비하는 의원 모임’을 구성했고, 강득구 의원은 지난달 27일 친야 성향 단체들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탄핵의 밤’ 행사를 여는 것을 도와주고 그 행사에 참석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이런 흐름과 거리를 유지했다.
때문에 이재명 대표의 ‘끌어내려야 한다’ 발언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단순히 선거용 발언이 아니라 11월 이 대표의 선거법·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를 앞두고 윤석열 정부에 대한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 올리고 야권의 총결집을 의도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드디어 본심을 드러냈다”며 “대의 민주주의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반헌법적 도전”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6일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 발언은) 대의 민주주의의 일반적 원리에 대한 말로 해석한다”며 윤 대통령 탄핵 관련 얘기가 아니었다고 했다.
여야는 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피감기관 802곳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집중 제기하는 이른바 ‘김건희 국감’을 예고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재명 사법 리스크 방탄 국감을 하려 한다”며 ‘민생 국감’을 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