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9일 “나는 탄핵 얘기를 한 적 없다”며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에서 “대의민주주의 기본 원리는 우리가 대리인을 뽑되, 감시해서 잘못하면 다른 사람으로 바꾸고 임기를 도저히 못 견디겠다고 하면 도중에도 관두게 하는 것이다. 이런 당연한 얘기를 했더니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이상하게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 지원 유세에서 “일을 제대로 못 하면 혼을 내 선거에서 바꾸고, 선거를 기다릴 정도가 못 될 만큼 심각하다면 도중에라도 끌어내리는 것이 민주주의고 대의정치”라며 “말해도 안 되면 징치(懲治·징계해 다스림)해야 하고, 징치해도 안 되면 끌어내려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끌어내려야 한다’는 대상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했다. 국민의힘은 “1심 재판 선고를 앞둔 이 대표가 자신의 방탄을 위해 윤 대통령 탄핵 몰이에 나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 대표는 “머릿속에 딴생각이 가득 들어 있으면 다른 사람이 멀쩡한 얘기를 해도 딴생각으로 해석한다”며 “자기들끼리 탄핵 얘기를 한다. 난 분명히 (탄핵 발언을) 안 했다. 다 때가 있다. 여당에서 이상하게 내가 그 (탄핵) 얘기를 했다고 우기더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민이 총선에서 이미 강력히 심판했는데도 이 정권은 생각을 바꾸기는커녕 더 심해지고 있다”며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2차 심판의 핵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부산 금정구는 사실 여당의 텃밭에 가깝다”며 “그러나 정치는 경쟁해야 한다. 꿔다 놓은 보릿자루인데도 당(국민의힘) 이름 달고 나온다고 무조건 뽑으면 그들이 주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느냐”고 했다.
이 대표 발언에 대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날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사무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떤 말을 했을 때 모든 사람이 똑같이 해석하면 그게 맞는 것”이라며 “그런 걸 우겨봐야 구질구질하지 않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