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윤석열 대통령과 2021년 7월 처음 만날 때 명태균씨가 있었다고 밝혔다. 명태균씨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친분을 바탕으로 여권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하는 정치브로커다. 김영선 전 의원에 대한 총선 공천 문제 관련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에도 연루돼 있다.
김 전 위원장은 본지에 “윤 대통령 부부와 명씨의 관계 관련 대통령실 해명은 변명이고 거짓말”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2021년 7월 무렵 윤 대통령이 식사하자고 해서 식당에 갔고, 윤 대통령 부부가 왔는데 거기에 명씨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다만 윤 대통령 부부와 명씨가 얼마나 친분이 있는지는 모른다”고 했다.
앞서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도 대통령실 해명에 대해 반발했다. 이 의원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이미 제보자 E씨는 김영선 전 의원이 윤석열 총장에게 명태균 대표를 소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익명 속에서 공작하려는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확히 파악하고 발언하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8일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 친분이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과장되고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인 2021년 7월 초 자택을 찾아온 국민의힘 고위 당직자가 명씨를 데리고 와 처음으로 보게 됐다”며 “얼마 후 역시 자택을 방문한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씨를 데려와 두 번째 만나게 된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이 언급한 ‘국민의힘 고위 당직자’는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국민의힘 정치인’은 김 전 위원장이란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명씨를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김영선 전 의원의 소개로 처음 만났다고도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당시 명씨가 자기는 (당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도전한) 오세훈 현 서울시장과 나경원 의원도 잘 안다고 하더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명씨가 지난 7일 동아일보에 “김 전 위원장이 (오 시장을) 서울시장으로 만들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내게 아버지 같은 분”이라고 한 데 대해 “그런 말은 한 적이 없고, 명씨를 특별히 여기지 않았다. 명씨가 나를 안다는 걸 과시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명씨는 이날 페이스북에 “오늘 나의 정치적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