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내수 경제 상황이 아주 심각하다”며 “선별 지원이든 차등 지원이든 재정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은행이 38개월 만에 금리 인하를 단행했고 이는 내수 침체를 방치할 수 없다는 고민이 담긴 결정”이라며 “내수가 사면초가의 위기 상황이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주요 내수 지표인 소매 판매액 지수가 카드 대란 사태 이후 가장 낮고, 극심한 경기 불황에 3분기 GDP가 제로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고 했다. 다만 GDP ‘제로 성장’ 전망은 3분기 GDP가 2분기에 비해 커지는 정도가 0%대에 머무를 것이라는 전망이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0%대 성장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 대표는 “내수가 이처럼 죽어가는데도 경제부총리가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는 터무니없는 소리를 했다고 한다”며 “말만 잘한다고 경제가 좋아지느냐”고 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시중에는 ‘김포조’, 김장 포기조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배추가 너무 비싸가지고 도무지 김장을 할 수가 없다고 한다”고 배추값을 예로 들고, “이런 현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인 건지, 알고도 모르는 척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현장 상황을 정부 경제 당국자들이 잘 체크해보기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는 “가계는 물론 기업까지 포함해서 민간 부문 기초 체력이 거의 고갈돼가고 있다”며 “재정을 신속하게 투입하지 않으면 내수 붕괴, 경제의 구조적 위기를 막을 방도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그 방안이 뭐가 됐든 우리 민주당은 협력할 것이니까, 내수 회복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뭐든지 하라”며 “선별 지원을 하든, 차등 지원을 하든, 지원도 하고 재정 역할을 제대로 하기 바란다”고 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같은 시각 국회 다른 곳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를 향해 “맨날 기본소득 같은 퍼주기 식 ‘기본 포퓰리즘’만 주장하지 말고 경제 원리나 실상에 대한 기본 공부부터 하라”고 했다.

경제부총리를 지낸 추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우리 경제에 대해 엉터리 같은 주장을 많이 했다”며 “서민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복합 위기 발발과 문재인 정부 시절 잘못된 경제 운영의 누적된 결과가 함께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 정권 5년간 막대한 빚잔치를 벌이면서 가계 부채가 500조원 이상 늘었고 자영업자 부채도 470조원가량 증가했다”며 “정부는 민주당 정권이 망가뜨린 병든 우리 경제를 정상화하는 가운데 과도한 부채로 인한 경제 위기를 막기 위해 노동 개혁 등 구조 개혁과 건전 재정 기조를 이어오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