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ㆍ16 재ㆍ보궐선거가 실시된 16일 오후 전남 영광군 영광읍 조국혁신당 선거사무소에서 지지자 일부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연합뉴스

10·16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에서 선거전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조국혁신당은 결국 더불어민주당에 밀려 패했다. 총선에서 비례대표로만 12석을 얻은 조국혁신당은 이번 재·보선에서 ‘호남 대안 정당’을 내걸고 영광군수·곡성군수 선거 두곳에 처음으로 후보를 냈다. 그러나 호남 지역 민주당 조직력에 가로막혀 이변을 만들어내진 못했다.

조국혁신당 장현 영광군수 후보는 선거 초반 호남 ‘한 달 살이’에 나선 조국 당대표 지원 유세를 등에 업고 민주당 장세일 후보와의 2강 구도를 형성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여론조사에서 장세일 후보와의 격차가 벌어지며 밀렸고 결국 패했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총선 때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고 비례대표 후보만 냈고 비례대표 선거에서 호남 지역 득표율 1위를 했다. 이 때문에 이번 재·보선에서도 돌풍을 기대했지만 지역 조직력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국혁신당은 이번 호남 지역 재선거 2곳 중 최소 1곳에서 승리해 호남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계획이었다. 이를 기반으로 내후년 전국 동시 지방선거에 ‘대안 야당’ 자리를 향해 본격 도전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이런 차원에서 조국혁신당은 이번 재·보선 캠페인에서 민주당의 ‘호남 홀대론’을 내세웠고, 이 과정에서 민주당과 거친 상호 비방전을 벌였다.

하지만 영광군수 재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이재명 대표가 이끈 민주당 손을 들어주면서 야권 내 조국혁신당 입지는 지금보다 위축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조국혁신당이 호남 재선거 2곳에서 모두 패하면서 조국 대표의 정치적 향배도 주목된다. 조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 혐의 등으로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고, 대법원 확정 판결이 이르면 올해 안에 나올 수 있다.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이번 선거 캠페인에서 조국혁신당이 민주당과 각을 세우면서 당원 상당수가 이탈한 데다 조 대표 사법 리스크가 남아 있어 당의 입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했다.

진보당은 이번 영광군수 재선거에서 특유의 풀뿌리 조직력을 앞세워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거전 초반 3위에 머물렀던 이석하 후보는 막판 일부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당원 수백명이 영광에 내려와 쓰레기 줍기와 농사일을 도우며 ‘바닥 훑기’ 선거운동을 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