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1일 한동훈 대표와의 회동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관련해 “위헌적 특검법에 여당 의원들이 브레이크 걸어준 것은 다행이고 감사하다”면서도 “우리 당 의원들이 생각이 바뀌어서 ‘야당과 같은 입장을 취해야겠다’고 한다면, 나로서도 어쩔 수 없는 노릇 아니냐”고 한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한 대표가 “김 여사 특검법 처리 때 30명 정도를 설득했는데, 여론이 악화되면 위험하다”고 말한 데 대한 대답이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이른바 ‘김건희 여사 라인’으로 꼽히는 대통령실 일부 인사 교체 문제를 두고도 이견을 보였다. 한 대표는 회동에서 윤 대통령에게 김 여사 라인 대통령실 인사라며 전·현직 직원 8명 실명을 거론하며 정리를 요구했다고 한다. 한 대표는 특히 공기업 사장 내정설이 도는 전직 비서관 2명 이름을 거명하며 ‘낙하산 인사’는 안 된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한 대표가 거명한 전직 비서관은 강훈 전 국정홍보비서관과 김오진 전 관리비서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또 지난여름 음주 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강기훈 국정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에 대한 인사 조치가 필요하다는 뜻도 윤 대통령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런 한 대표 요구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특히 강기훈 선임행정관에 대해선 “대선 일등 공신”이라며 신뢰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한 대표가) 나를 잘 알지 않느냐. 나는 문제가 있는 사람은 정리했던 사람”이라면서도 “누가 어떤 잘못을 했다고 하면, 구체적으로 무슨 행동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이야기해 줘야 조치할 수 있지 않느냐”고 했다. 이어 한 대표에게 “소상히 적어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에게 알려주면 잘 판단해 보겠다”면서도 한 대표가 김 여사 라인으로 지목한 사람들이 김 여사와 통화하는 게 “무슨 문제인가”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가 김 여사의 공개 활동 중단을 요청한 것에 대해서 윤 대통령은 “집사람도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꼭 필요한 공식 의전 행사가 아니면 이미 많이 자제하고 있다”고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