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왼쪽) 법제사법위원장과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뉴시스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 의사 진행을 맡은 상임위원장들 가운데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과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의원 평균 질의 시간의 5배 이상 발언해 ‘마이크를 독점한다’는 말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두 사람은 감사 진행 과정에서 여당 위원 발언을 일방적으로 중지시켜 ‘의사 진행을 편파적으로 한다’는 논란도 일었다.

이번 국정감사를 분석한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은 지난 2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상임위원장들의 ‘마이크 독점’을 지적했다. 모니터단 보고서에 따르면, 상임위원장이 국감위원(상임위 의원)보다 3배 이상 많은 시간 발언을 쏟아낸 경우가 11번이었다. 정 위원장이 5번, 최 위원장이 3번, 민주당 소속 신정훈 행정안전위원장이 2번, 국민의힘 소속 이철규 산업통상자원위원장이 1번이었다. 정 위원장은 지난 18일 국감에서 다른 법사위원들보다 5.75배, 최 위원장은 지난 7일 국감에서 다른 과방위원보다 5.44배 많은 시간 발언했다.

정·최 위원장은 국감을 진행하면서 여당 의원들에 대한 ‘발언권 중지’ 조치를 반복했다. 평소 상임위 회의 때도 송석준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의 발언권을 여러 차례 중지시킨 정 위원장은 지난 8일 법사위의 법무부 국정감사 때도 송석준 의원이 민주당 김용민 의원 발언 중에 항의하자 “끼어들기 발언을 했으므로 오늘 발언권을 중지한다”며 발언을 못 하게 했다. 최 위원장도 지난 24일 과방위 종합 감사 때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의 발언을 중지시켰다. 최 의원이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의 보고서를 인용하며 “최 위원장이 전체 의원 감사 시간의 질문 20%를 차지한다”고 지적하자, 최 위원장은 “그건 팩트를 빙자한 욕”이라며 발언권을 중지시켰다. 이에 국민의힘은 25일 최 위원장을 국회 윤리특별위에 제소한다고 밝혔다.

정·최 위원장의 일부 발언을 두고도 논란이 일었다. 정 위원장은 25일 법사위 종합감사에서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박상용 검사 분변 추태 의혹과 관련한 자료를 제출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중국말로 하겠다. ‘동서남북’을 중국말로 ‘똥시난베이’라고 한다”고 했다. 민주당이 제기한 이 의혹은 당사자인 박 검사가 ‘거짓’이라며 법적 대응 입장을 밝힌 사안인데도 정 위원장이 검사들을 조롱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 위원장은 지난 15일 뉴진스 멤버 하니가 환경노동위 국감 참고인으로 출석할 때 국회 본관 출입문 앞에 기다리다 휴대폰으로 하니를 촬영했다. 최 위원장은 그날 하니를 따로 만나기도 해 과방위 여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