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왼쪽) 여사와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 /뉴시스·뉴스1

개혁신당 허은아 대표는 30일 “지난 7월 김건희 여사에게 전화를 받았고, 당시 김 여사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했었다”고 밝혔다.

허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지난 7월 12일 시부상(媤父喪)이 있었는데 김 여사가 위로 전화를 주셨다”면서 “직접 조문 가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씀하시더라”라고 전했다. 허 대표는 그러면서 “김 여사가 한동훈 대표에 대해 조금 불만이 있으시구나, 약간 언짢음이 있구나 (느껴졌다)”라고 했다.

김 여사와 허 대표 통화가 이뤄졌을 당시는 국민의힘 7·23 당대표 선거 국면에서 과거 김 여사가 보낸 문자메시지에 한 대표가 답장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공개된 직후였다. 김 여사는 지난 1월 명품백 수수 사건 등과 관련해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 대표에게 사과하겠다는 뜻을 텔레그램 메시지로 전달했지만, 한 대표가 답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친윤계에선 “여사를 무시한 것이냐”는 반발이 나왔었다. 허 대표는 이와 관련해서 “그래서 (김 여사가) 서운하다고 하셨었나 보다. 섭섭함이 느껴졌다”고 했다.

김 여사는 당시 통화에서 “만나서 이것저것 얘기 좀 해보자”고 제안했지만, 허 대표는 “죄송하지만 어렵겠다”며 거절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의 만남 제안을 거절한 이유와 관련해 허 대표는 “제가 정치인인데 정무적 판단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누군가를 만나고 이런 것들이 국민에게 오해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그런 행동은 안 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던 것”이라고 했다. 또 “저는 개혁신당이 잘되는 일을 고민해야 하는 사람으로 그 부분(여사와의 대화)은 국민의힘 사람들이 해야 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두 사람의 통화가 석 달 만에 외부에 알려진 것과 관련해 허 대표는 출처를 ‘용산(대통령실)’이라고 지목했다. 그는 “제가 입이 좀 무거운 편인데 왜 이 내용을 용산에서 먼저 얘기했는지 의심스럽다”면서 “시부상 이후에는 (김 여사와) 통화한 적이 없다”고 했다. 김 여사와 허 대표 통화 사실은 반윤 성향의 한 시사 평론가가 지난 29일 라디오에서 공개하면서 대중에 처음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이런 허 대표 주장에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사정을 잘 아는 여권 관계자는 “김 여사가 시부상 당한 허 대표에게 위로 전화를 했던 것”이라며 “위로의 말을 이런 식으로 왜곡하는 것은 인간적인 도의가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