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왼쪽),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뉴스1·이덕훈 기자

1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이 설전을 벌였다. 천 의원이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진 것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통화 등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자, 정 실장은 “개혁신당 지지율(2%)이나 생각하라”고 맞받았다.

천 의원은 이날 대통령 비서실 등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비서실장 모습을 보니 무슨 개선장군인 것 같다. 남들이 보면 대통령 지지율이 한 60%쯤 되는 상황인 것 같다”며 “말씀하신 거 보면 윤 대통령은 아무 잘못 없고, 김건희 여사도 전혀 부적절한 것 없이 다 잘 돌아가고 있는데 야당의 정치 공세이자 국민들의 오해라고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서실장 같은 분들이 대통령을 모시고 계시니까 지지율이 19% 나온 거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어 천 의원은 “윤 대통령이 명씨와 대화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과 관련해 구체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하자, 정 실장은 “김영선 공천은 천 의원도 잘 아는 이준석 당시 당 대표가 아무 문제 없다고 얘기했다. 자꾸 이렇게 억지로 과도한 부여를 하지 말라”고 했다.

이에 천 의원은 “그때 쫓아내기 직전의 이준석 당 대표를 거론하면서 이런 식으로 국민들한테 눈속임하려고 하니까 지지율이 19%가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정 실장은 “이준석 대표한테 가서 물어보라”며 “천 의원은 명태균씨랑 이준석 대표랑 새벽 네 시에 사찰에 가서 홍매화를 같이 심었지 않았나. 천 의원이 명씨와 더 잘 알지 않느냐”고 했다. 천 의원이 총선을 앞둔 올해 초 이준석 의원과 경남 하동군 칠불사에서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의원 등을 만난 것을 겨냥한 것이다.

그러자 천 의원은 “물타기”라며 “이러니까 지지율이 이 모양이다. 국민 앞에 잘못한 건 제대로 잘못했다고 인정해야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하면 그게 되겠나”라고 했다. 그러자 정 실장은 “개혁신당 지지율이나 생각하시라”고 답했다.

천 의원은 “장난하시냐. 개혁신당 국정감사하시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야당 의원들도 이 발언에 대해 정 실장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정 실장은 “못합니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장내가 소란해지자 박찬대 국회 운영위원장이 나서서 발언을 중단시키기도 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개혁신당 지지율이나 신경 써라’라는 발언은 ‘국회 모욕죄’ 위반이라며 “사과 안 하면 고발해야 한다. 즉각 사과하라”고 했다. 박찬대 위원장도 “국회의원이 정부에 대해 비판적으로 물어볼 수 있는데, ‘너희 정당이나 걱정하라’라고 하는 것은 국회를 무시하는 발언”이라고 했다.

정 실장은 “지나친 발언이 있었다고 생각되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제가 국회를 모욕할 의도는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회 모욕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국회 상황이 바로 국회 모욕이다. 이 반민주적, 반헌법적 국회 운영이 바로 국회 모독 아니겠느냐”고 했다.

천 의원은 “(정 실장이) 유감 표명은 했지만 비서실장의 발언은 개혁신당을 지난 총선에서 지지해 준 102만 분이 넘는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늘은 개혁신당에 대한 국정감사가 아니고, 개혁신당이 여당도 아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