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7일 올해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 등에 불참한 것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안을 계속 발의하고 정부 인사들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를 남발하는 것을 지적하며 “저는 국회를 굉장히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내년에는 꼭 가고 싶다”며 “야당도 (대통령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9월에 열린 22대 국회 개원식과 지난 4일 국회 시정연설에 불참한 이유를 기자가 묻자 이같이 답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첫해에 시정연설을 하러 갔는데, 국회에 더 많은 의석을 구성하는 정당이 피켓 시위를 하면서 본회의장에 안 들어왔다”며 “‘이건 좀 아니지 않으냐’ 싶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두 번째엔 (일부 야당 의원이) 돌아앉아 있었고, 악수도 거부하고 야유했다”며 “‘대통령 그만두지 왜 왔어요?’ 하는 사람부터, 이거는 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22년과 2023년엔 국회를 찾아 시정연설을 했는데, 당시 민주당 의원들이 윤 대통령을 향해 피켓 시위를 하고 본회의장에서 항의한 것을 거론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대통령이 국회에 가는 것은 아무리 정치권에서 싸우더라도 그날 하루만은 기본 프로토콜로 하는 모습을 국민께 보여주자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그런데 난장판이 되는 그런 모습에 대통령이 (국회에) 가는 걸 국민한테 보여주는 게 국회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며 “그런 면에서 (이번 시정연설 불참은) 국회도 생각한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도 보시라. (김건희) 특검에, 대통령이 임명한 공직자에 대해 아주 중범죄에 해당하는 사람들한테 하는 탄핵 소추를 했다”며 “거기다 동행 명령권을 남발했다. 이건 국회를 오지 말라는 이야기다. 그래서 안 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두 번의) 시정연설 내용에 야당을 자극하거나 야당에서 불쾌하게 생각할 만한 이야기들을 하나도 안 넣고 고맙다는 이야기를 넣었다”며 “그 순간만큼은 서로 간에 예의를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시정연설에서 야당을 존중하는 얘기들을 할 것”이라며 “야당도 아무리 정치적으로 제가 밉고 어제까지는 퇴진 운동을 했더라도, 정말 그 시간만은 지켜준다면 10번이라도 (국회에) 가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