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9일 저녁 서울 숭례문 일대에서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2차 국민 행동의 날’ 집회를 열었다. 앞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직접 집회 참여를 독려했고 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도 참여했지만, 집회 참가자는 일주일 전 1차 집회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판사 겁박 무력시위”라고 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숭례문 앞에서 시청역까지 4차로 도로를 차지한 채 ‘김건희를 특검하라’ ‘전쟁 반대 평화 수호’가 적힌 팻말과 촛불을 들었다.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 통과’ ‘윤석열 정권의 전쟁 시도 저지’ ‘윤석열 정권에 맞서 시민사회와 연대해 승리’ 등 내용을 담은 결의문도 낭독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대국민 선전포고”라며 “국민을 무시하는 권력에게 국민의 분노를 보여주자”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집회에 약 20만명이 참석한 것으로 자체 집계했다. 약 30만명이 참가했다고 집계한 2일 집회보다 참가자가 다소 줄어든 것이다. 경찰은 2일 1만7000명, 9일 1만5000명이 참가했다고 추산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금 경찰의 모습은 국민들을 감시하고, 모이지 못하게 방해하고, 어떻게든지 숫자를 줄이려는 권력의 주구(走狗)”라고 했다.
이날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등 타 야당 인사들은 노골적으로 ‘탄핵’을 외쳤지만, 민주당 인사들은 간접적으로만 언급했다. 이 대표는 “두 글자로 된 말을 차마 할 수 없어서 이렇게 말한다”며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그 위기에서 나라를 구한 것은 민중, 국민이었다. 국민에게 복종하지 않는다면 그들을 우리 앞에 무릎 꿇게 만들어 보자”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사전에 배포한 연설 원고에 ‘윤석열은 퇴진하라’는 문구를 넣었지만 곧 이를 삭제했고, 현장에선 “윤석열을 심판하자”고 발언했다. 민주당 한 수도권 의원은 “역풍을 우려해 탄핵이나 퇴진을 직접 거론하는 것에 대해 당에선 아직 신중한 분위기”라고 했다.
민주당은 오는 16일에도 타 야당과 함께 ‘3차 국민 행동의 날’ 집회를 열기로 했다. 야권에서는 14일 김건희 여사 특검법 국회 본회의 통과, 15일 이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판결과 맞물린 3차 집회에는 더 많은 인원이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당은 야권이 주최한 집회에 대해 “이재명 대표 방탄 쇼”라고 했다. 이 대표에 대한 15일 선고와 25일 위증 교사 사건 1심 선고를 앞두고 법원을 압박하는 것이란 주장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아닌 척해도 실질은 이 대표 범죄 혐의에 대한 법원의 판결 선고를 앞두고 벌어진 ‘판사 겁박 무력시위’”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