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1일 명태균(구속)씨의 녹취를 추가 공개했다. 명씨가 2022년 지방선거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공천 배제)’ 됐던 김진태 강원지사가 경선할 수 있도록 자신이 힘을 써줬다고 지인들에게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민주당은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각종 선거 때 명씨를 통해 국민의힘 후보 공천에 개입해왔다고 주장하며 명씨 음성이 담긴 녹취를 공개해왔다.
민주당이 이날 공개한 녹취에 따르면, 명씨는 2022년 4월 초 지인에게 “내가 의사도 아니고 (김 지사가) 살려달라고 하는데 이제 안 할래. 너무 힘들어”라며 “(공천관리위원) 11명 중 3명은 ‘김진태 컷오프 하면 안 된다’, 8명은 ‘컷오프 시켜라’ 이렇게 됐다”고 했다. 김 지사는 그해 4월 14일 컷오프 됐다. 명씨는 “김진태를 아까 봤는데 진짜 걷지를 못해”라며 “김진태 울면서, 떨면서 들어오는데 사람이 덜덜덜덜 하더라”고도 했다.
그런데 국민의힘 공관위는 4월 18일 김 지사 컷오프에 대해 “5·18 폄훼 및 ‘조계사에 공권력 투입해야’ 발언을 사과하면 재논의를 하겠다”고 했다. 김 지사는 그날 즉각 사과했고, 공관위는 강원지사 후보를 경선으로 뽑기로 했다.
이와 관련, 명씨는 자신이 윤 대통령 부부를 움직인 덕분이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 그는 “대통령 말을 거역하는 거대한 세력이 있나. 정권 초기인데. 밤 12시에 통화하고 또 오늘 아침에 아주 박살을 냈지”라며 “그래서 정진석(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 김진태한테 전화해서 5·18하고 조계종 사과하는 것으로 끝냈지”라고 했다.
명씨는 또 자신과 함께 일했던 강혜경씨에게 “김진태가 나보고 ‘주무시면 안 돼요’ 그랬다. 사모님, 그래 갖고”라며 “내가 밤 12시 반에 해결해 줬다”고 했다. 민주당은 사모님은 김건희 여사이고, 김 지사가 명씨에게 김 여사 설득을 부탁한 내용으로 추정했다. 명씨는 “김진태는 내가 살린 거야”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지사 측은 “당시 단식 농성을 해가며 컷오프의 부당함을 알렸고, 사과 성명까지 발표하며 경선 기회를 얻어 도민의 선택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