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채 해병 순직 국회 국정조사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우원식 국회의장이 22일 해병대원 순직 사건 관련 “정기국회 안에 국정조사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했다. 정기국회는 다음달 10일까지다. 우 의장은 “여야는 27일까지 국정조사 특위 위원을 선임해달라”고 했다.

우 의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 의혹을 해소하고 국가와 국민 사이의 신뢰 회복을 위해 국회가 세 차례 특검법안을 의결했지만,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로 실현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국정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국회의장의 판단”이라고 했다.

우 의장은 “채 해병이 순직한 지 1년 4개월이 지났다.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던 청년이 급류 속에서 맨몸으로 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다 목숨을 잃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나서서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를 밝히는 것은 지체할 이유가 없는 마땅한 책무이자 고인의 죽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인데, 이 당연한 책무 이행이 지연되고 있다.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우 의장은 “억울한 죽음을 진상 규명하라는 국민적 요구가 높다”며 “국민 절대 다수가 (진상 규명에 대한) 방해와 외압, 은폐 시도가 있었다는 의혹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의혹이 커질수록, 의혹을 남겨둘수록 국가 신뢰가 훼손된다”며 “나라를 믿고 자식을 군에 보내고 나라를 지킨다는 명예와 자긍심으로 군 생활을 하는 국방의 의무에 대한 신뢰가 흔들린다.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라고 했다.

우 의장은”납득할 수 없는 일로 군 복무 중이던 청년이 목숨을 잃었고 그 일로 여러 국가기관이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그는 “진상을 규명해서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라는 것이 국민의 요구이다. 국회가 응답해야 한다. 국민 뜻을 받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동안 국정조사는 여야 합의로 이뤄졌다. 이에 대해 우 의장은 “국회의장도 이 점을 두고 고심했다”면서도 “국회 국정조사권은 헌법을 통해 국민께 위임 받은 권한이다. 헌법적 가치와 국민 뜻에 따라 엄격히 행사해야 한다. 국민의 요구와 동의가 분명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아직 여야 합의 이뤄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야 합의의 목적, 국정조사의 선결 조건인 국민 요구와 동의는 이미 충분히 확인됐다. 국회가 국민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여당도 함께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