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이 2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위증 교사 사건 1심 선고 공판을 연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위증 교사 사건 선고 결과가 이 대표 사법 리스크의 2차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오는 29일에는 수원고법에서 ‘쌍방울의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 항소심 선고도 예정돼 있다. 이 전 부지사는 이 사건 1심 재판에서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 대표도 지난 6월 이 사건과 관련해 제삼자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다. 이 전 부지사 항소심 선고 결과는 이 대표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이번 주 ‘김건희 특검법’ ‘검사 탄핵’ 등 대여(對與) 공세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앞서 민주당 등 야당은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 여사 특검법을 강행 처리했다. 민주당은 26일쯤으로 예상되는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맞서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재표결에 나설 방침이다. 민주당은 또 28일 본회의에 서울중앙지검의 이창수 지검장, 조상원 4차장,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 탄핵 소추안을 보고하고, 29일 추가로 본회의를 열어 이를 의결할 방침이다. 이 지검장 등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건희 여사를 무혐의 처분했다는 게 탄핵 소추 사유다. 민주당은 해병대원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규명하겠다며 국회 국정조사도 밀어붙이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지 열흘 만에 그의 위증 교사 사건 1심 선고 공판이 열린다. 검찰은 이 대표 위증 교사 사건과 관련해 선거법 위반 사건(징역 2년 구형)보다 높은 징역 3년을 구형한 상태다. 작년 9월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판사는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도 “위증 교사 혐의는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이 대표에겐 선거법 사건보다 더 방어하기 어려운 사건이란 평가도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다.
이 대표가 경기지사를 할 때 벌어진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해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의 항소심 선고도 오는 29일 나올 예정이다. 검찰은 이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쌍방울 그룹의 대북 사업을 돕는 대가로, 경기도가 북한 측에 냈어야 할 스마트팜 사업비(500만달러)와 자신의 방북비(300만달러) 등 800만달러를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에게 대신 내도록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이 이 전 부지사가 1심에서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받은 지 닷새 만에 이 대표도 제삼자 뇌물 등 혐의로 기소한 이유다. 이 전 부지사가 사실 여부를 다투는 마지막 재판 격인 항소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으면, 이 대표 역시 재판에서 무죄를 입증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는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규탄 4차 장외 집회에 참석했다. 이 대표는 앞선 세 차례 집회 때는 단상에 올라 발언했지만, 이날은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지난 22일엔 “사법부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도 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위증 교사 사건 1심 선고를 앞두고 사법부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오는 28일엔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의 2심 결심 공판도 열린다.
이에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를 정조준한 특검 공세 등으로 맞서려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김 여사 특검법안이 28일 재표결에서 국민의힘 반대로 부결·폐기될 경우, 민주당이 이를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수사·기소와 대비하며 ‘윤석열 정권의 보복·표적 사정(司正)’ 프레임을 들고나올 공산이 크다. 민주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했다는 이유를 들어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이번 주 처리하려는 것도 이런 차원이란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에선 이 대표 위증 교사 사건 1심 선고 결과에 따라 민주당 내 강경파들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 검찰은 기소 및 공소 유지만 담당하도록 하는 공소청(公訴廳) 설립 드라이브를 걸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민주당 출신 우원식 국회의장도 이번 주 민주당이 요구하는 해병대원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를 하기 위해 관련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우 의장은 이미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 의혹을 해소하고 국가와 국민 사이의 신뢰 회복을 위해 국회가 세 차례 특검법안을 의결했지만,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로 실현되지 못했다”며 오는 27일까지 국정조사 특위 위원을 선임해달라고 국민의힘과 민주당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의 위증 교사 사건 1심 선고를 앞두고 국회의장이 나서서 여론 분산을 시도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우 의장의 국조 특위 위원 선임 요구에 응하지 않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