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단독 처리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를 요구한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 법안이 7일 국회 본회의 재표결에서 부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 여사 특검법 표결 뒤 대거 본회의장을 나가면서, 다음 안건으로 상정되는 윤 대통령 탄핵안은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회법상 투표에 참여한 인원이 의결 정족수인 200명에 못 미칠 경우 투표 불성립으로 탄핵안은 자동 폐기된다. 이에 우원식 국회의장은 투표 종료를 보류하고 여당 의원들을 기다리다, 9시20분에 종료 선언을 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김건희 여사 특검법 표결을 앞둔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야당 의원들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탄핵안 가결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 탄핵·김건희 여사 특검법 표결을 앞둔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야당 의원들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탄핵안 가결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스1

국회법에 따라 무기명으로 이뤄진 이날 재표결에서 김 여사 특검법은 찬성 198표, 반대 102표로 부결됐다. 이날 표결엔 국민의힘 의원 전원(108명)과 김 여사 특검법을 발의한 민주당 등 야당 의원 전원(192명)이 참석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은 재적 의원(300명) 과반이 출석해 출석 의원 3분의 2 (200명)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가결되려면 국민의힘 이탈표 8표가 필요한데, 이날 재표결에선 6표의 찬성 이탈표가 나왔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탄핵안 부결’ 당론에 따라 대거 퇴장하면서 안철수·김예지·김상욱 의원을 제외하고선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만 표결에 참여했다. 탄핵안 의결 정족수인 200명이 표결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엔 ‘투표 불성립’으로 탄핵안이 폐기된다. 이에 우원식 의장은 탄핵안 표결을 보류, 여당 의원들의 참여를 기다린 뒤 오후 9시20분 투표함을 열기로 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전날 윤 대통령 탄핵안은 당론으로 부결하기로 결정했으나, 함께 상정되는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는 입장을 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본회의 개의 시간 30여분을 앞두고 김 여사 특검법도 당론 부결하기로 했다. 민주당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무엇이 두려워서 의원들의 자유로운 투표 의사를 막고 당론을 부결로 정했는지 의회 정신에 입각해서도 합당하지 않다”고 했다.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지도부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17차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재의의 건 투표를 마치고 본회의장을 나가는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을 보며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지도부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17차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재의의 건 투표를 마치고 본회의장을 나가는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을 보며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의원들은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표결에 앞서 재의요구안 제안 설명을 하자 “내란죄 공범” “반역자 체포하라”라며 소리쳤다. 표결에 들어가자 민주당 의원들은 표결에 참여한 여당 의원들을 향해 “(윤 대통령) 탄핵안 투표 안 할거면 지금 나가라, 비겁하게 머리를 굴리냐”고 항의했다.

21대 국회 때인 지난 2월 29일 김 여사 관련 특검법 재표결 때는 국민의힘(당시 의석수 113석)에서 110 명 참석해 찬성 171표, 반대 109표, 무효 1표로 부결됐다.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의석수가 108석으로 줄었는데 찬성 194표, 반대 104표, 기권 1표, 무효 1표로 부결돼 이탈 표가 최소 4표로 늘었다. 이날 재표결에선 찬성 6표가 나와 이탈표가 2표 더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