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9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후 퇴장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국회엔 긴장이 감돌았다. 여야는 이날 국회 본회의가 시작하기 전부터 의원총회를 열어 내부 회의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오후 3시30분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본회의 시작 4시 직전에 일어나 본회의장에 입장하기 시작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상황에 대해 “워낙 엄중한 상황이기 때문에 언행에 각별히 조심하자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관련 제419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제안설명을 듣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국회에서 탄핵안 표결에 관한 당론을 정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진행했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표결 참석을 제안한다”고 하면서 지난 주와 달리 표결에 참석하기로 했으나, ‘탄핵 반대’ 당론은 유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 시작 시각이 3분 지난 오후 4시 3분이 돼서야 의원총회를 종료하고 본회의장으로 이동했다. 전날부터 국회에서 탄핵 찬성 1인 시위를 해온 김상욱 의원은 12·3 비상 계엄 해제를 위한 찬성 표결 당시 입었던 패딩을 입고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여당 의원들이 모두 입장한 뒤 오후 4시 6분 본회의 개의를 선포했다. 우 의장은 “오늘 의원들이 받아들 투표용지의 무게가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한 분도 빠짐없이 투표를 해주시길 바란다”며 윤 대통령 탄핵안을 상정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 탄핵안 제안 설명에서 “윤석열은 이 내란을 진두지휘한 내란의 우두머리”라며 “특수전 사령관과 수도방위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직접 점검했고, 국회의원 체포를 직접 지시했으며, 위헌 위법한 포고령까지 직접 검토했다”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선 “국민의힘 의원 여러분, 마지막 기회”라며 “역사의 문을 뛰쳐나가는 신의 옷자락을 붙잡으십시오”라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19분 간 진행된 박 원내대표 제안 설명 내내 침묵을 지켰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9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여야 의원들은 탄핵안 제안 설명이 끝난 직후 오후 4시28분부터 표결에 들어갔다. 기표소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선 여당 의원들은 별다른 대화없이 침묵 속에 표결을 진행했다. 우 의장은 4시45분 투표 종료를 선언, 개표를 시작했다. 국회의원 300명 전원이 투표에 참여했고, 표를 세는 개표기의 ‘드르르르’ 소리가 장내를 울렸다. 우 의장은 오후 5시 탄핵소추안 가결을 선포했다. 300명 가운데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표 8표가 나왔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통과될 때까지 걸린 시간은 56분이었다.

우 의장이 “가(찬성) 204표”라고 밝히자 야당 의원석에선 함성 소리가 크게 들렸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가결 선포 즉시 침묵 속에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국민의힘 김상욱, 조경태 의원만 퇴장하지 않고 자리를 지켰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민주당 김남근·김준혁 등 야당 의원들이 다가와 악수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