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은 20일 “경제가 심각한 침체 국면에 빠지고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내수 진작을 위해 추경이 필요한 때”라고 했다. 우 의장은 이날 민생 경제 단체와 한 비상 간담회에서 “전체 경기가 하향 국면인데 비상계엄이라는 대내외 불확실성의 확대로 우리 경제가 타격을 받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엔 소상공인연합회·전국가맹점주협의회·관광협회중앙회·외식업중앙회·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 담을 넘어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을 주도하면서 주목을 받은 우 의장이 연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우 의장은 전날엔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을 찾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만났다. 이어 외신기자 간담회를 열고, 종교계 지도자를 만나 계엄·탄핵 시국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지난 17일엔 경제 4단체 수장들을 만나 ‘의장 특사단’ 파견 계획을 밝혔고, 18일엔 강원 철원군 육군 제3사단 백골부대 중대 관측소(OP)를 방문해 안보 태세를 점검했다.
국회의장의 이례적 현장 방문이 이어지자 정치권 일각에선 우 의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우 의장은 이날 공개된 ‘차기 대통령 선호도 조사’에서 현직 국회의장으로는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유권자 1000명에게 차기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은지를 물은 결과, 우 의장은 선호도 1%를 기록했다. 이 조사는 후보 이름을 불러주지 않고 주관식으로 자유 응답을 받은 결과다. 우 의장은 한국갤럽이 10~12일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정치인 신뢰도’ 조사에선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대표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우 의장은 전날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대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국회의장을 하고 싶어서 치열한 선거를 치러서 됐다”며 “아직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서울 노원을에서 5선을 지낸 우 의장은 연세대 재학 시절인 1981년 전두환 전 대통령 퇴진 운동을 하다 투옥되는 등 대표적인 운동권 출신 정치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