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4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한 권한대행이 민주당이 제시했던 시한인 이날까지 내란·김건희 특검법을 공포하지 않고, 헌법재판관 임명에 미온적이라는 이유다. 국회가 대통령에 이어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탄핵소추를 추진하는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한덕수 권한대행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내란·김건희 특검법 공포, 국회 몫 헌법재판관 3명 임명 문제와 관련해 “여야가 타협안을 갖고 토론하고 협상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여야가 정치로 풀어달라’는 얘기다.
그러자 민주당은 이를 ‘내란 대행’으로 규정하고 한 권한대행 탄핵소추안 발의 카드를 꺼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한 권한대행에 대해 “국민의힘이 찬성하지 않는 어떤 것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겠다”고 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탄핵 절차를 바로 개시해 내란의 잔불을 진압하겠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한 권한대행의 법적 신분은 ‘총리’이며 탄핵소추 요건은 대통령에 준하는 재적 의원의 3분의 2 이상(200명 이상)이 아니라 총리 탄핵소추 요건인 재적 과반수 찬성(151명 이상)으로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한 권한대행은 대통령에 준하는 지위이기 때문에 탄핵하기 위해서는 대통령 탄핵 요건과 동일해야 한다”며 “국회에서 2분의 1 이상이 찬성했다고 하더라도 지금과 똑같이 직무를 변함없이 수행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은 ‘한덕수 탄핵소추안’을 24일 발의하겠다고 발표한 후 2시간 만에 “26일까지 지켜보겠다”며 입장을 바꿨다. 박 원내대표는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의 임명 동의안이 26일에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되고, 즉시 임명되는지 지켜보기로 했다”며 “상설 특검 추천 의뢰, 내란·김건희 특검법 공포 등이 이행되는지 인내를 가지고 기다리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한 권한대행이) 특검법 처리와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를 ‘여야가 타협안을 토론하고 협상’할 일로 규정하는 것은 매우 잘못됐다”면서도 “(한 권한대행 탄핵소추 추진은) 참 우려스럽다. 최악의 상황으로 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