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열린 국회 ‘내란 진상 규명 국정조사 특위’에서 야당은 ‘비상계엄 당시 북한군으로 위장한 군 병력이 작전을 펼치려 했다’ ‘북파공작부대(HID) 요원이 복귀하지 않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군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축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이날 유튜버 김어준씨가 받았다는 ‘주요 정치인을 사살하고, 북한 소행으로 발표한다’는 제보를 거론하며 정보사령부가 작년 7월 인민군복 200여 벌을 주문한 것을 근거로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김선호 국방부 차관은 발언 기회를 달라고 요청한 뒤 “의원 입장에서 ‘합리적 의심이 간다’고 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저희 입장에선 정말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했다. 김 차관은 “정보사의 (인민) 군복 구입은 정상적인 사업 절차에서 진행됐다”며 “7월에 공지됐고 사업자가 선정돼 12월에 납품받은 것”이라고 했다. 김 차관은 “이런 훈련복(인민군복)을 입고 관련된 요원들이 훈련도 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이 진행됐다”며 “(어떻게 사용하는지) 세부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정보사) 요원들이 사용하는 피복”이라고 했다.
군은 이날 민주당 등 야당이 주장했던 HID 요원 미복귀설도 재차 부인했다. 민주당은 비상계엄 당시 투입된 정보사 요원들이 부대로 복귀하지 않고 무기를 소지한 채 활동 중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차관은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고 했다. 정보사 A 여단 참모장도 “전혀 아니다”라며 “요원들은 계엄 해제 직후인 4일 오전에 전원 부대로 복귀했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야권에서 제기한 2차 계엄 준비 의혹에 대해서도 “장관 권한대행을 하면서 관련된 사실을 확인했고, 2차 계엄과 연관된 정황이 전혀 없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이날 질의에서 “2023년 8월 여름휴가 당시 김건희 여사가 해군 함정을 불러서 지인들과 해상 술 파티를 열었다는 의혹이 있다”고 했다. 추 의원은 “(윤 대통령 부부는) 당시 거제 저도에 머물렀는데 노래방 기기까지 불러서 군 함정에서 술 파티를 하고, 지인들 보라고 거가대교에서 폭죽놀이까지 했다고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선호 차관은 “대통령 일정에 관련해선 저희가 관여할 수 없다”며 “경호처에서 답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질의 과정에서 군 기밀 사항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추 의원은 “2023년 3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김건희와 동행한 민간인이 군사 보호 구역인 저도에 어떻게 출입했는지 상세한 내역을 제출하라”며 “2024년 6~12월 방첩사 비서실에서 생산한 문서 목록도 빠짐없이 제출하라”고 했다.
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강호필 지상작전사령관에게 지구계엄사령부와 그 예하의 지역계엄사령부 설치에 대해 따져 물었다.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이 “보안 아닌가”라고 하자 김 의원은 “보안은 무슨 보안이냐. 간섭하지 말라”고 했다. 임 의원은 의사 진행 발언에서 “국방부에서 특위 위원들에게 보고한 자료를 보면 보안에 위배되는 사항을 그대로 숫자까지 적시하고 있다”며 “국익 차원에서 반드시 (보안이) 지켜져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이날 회의에서 1차 청문회(22일 예정) 증인 76명과 참고인 4명을 국민의힘 반대에도 단독으로 채택했다. 증인 명단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한덕수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힘이 증인으로 신청한 민주당 이재명 대표, 김민석 최고위원 등은 명단에서 빠졌다.
민주당은 비상계엄 사태와 직접 관련이 없는 인사들도 무더기로 증인으로 채택했다.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와 관저 증축 논란 관련 업체 관계자 등이다. 민주당은 또 김건희 여사가 계엄 당일 성형외과에 방문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해당 성형외과 원장도 증인으로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