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손석희 전 JTBC 앵커와 특별 대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JTBC에서 방송된 손석희 전 앵커와의 대담에서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나눈 대화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당시 두 사람은 배석자 없이 대화를 나눠 화제가 됐었다.

문 대통령은 “회담하는 자리에 항상 배석자가 있었기 때문에 배석자 없이 단둘이 (대화를 하기) 원했던 것”이라며 “원래 길게 예정된 것은 아니었다. 이야기가 진지해지면 길어졌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대체로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들은 안전 때문에 핵에 매달려 있는 것이기 때문에 안전만 보장된다면 얼마든지 비핵화를 할 수 있다. 그런 자신들의 진정성에 대해서 국제사회나 미국의 불신이 심한 것 같다. 어떻게 하면 불신을 해소할 수 있을까라고 물어봤다”라며 “미국과 회담하게 되면 한 번도 (미국과 회담) 경험이 없는데 어떻게 하면 될지 이런 것들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라고 했다.

이어 “당시 북한은 비핵화 할 의지가 있는데 제재 해제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런 조건만 지켜진다면 차근차근 비핵화를 해나겠다고 이야기를 했다”라며 “(비핵화와 제재완화를) 동시적으로 실시할 로드맵 합의에 실패한 것이다. 결국 디테일에서 실패했다”라고 평가했다.

‘한반도 운전자론’이 허구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면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의 북한 외교도 실패한 것”이라며 “2017년 우리 정부 출범 초기에 한반도에 조성되었던 전쟁위기를 그런 노력을 통해서 대화와 외교 국면으로 전환시켰다. 그 점에서 저도 트럼프 대통령도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진보 정부가 (국가를 더) 잘 지켰다”면서 “(북한과의 대화가) 끝까지 성사되지 못한 아쉬움 있는 것이지 비판받을 일은 아니다. 노무현, 문재인 정권에서 군사적 충돌이 한 번도 없었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는 충돌이 있었다. 어느 방법이 옳은가”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재선 실패로 문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압박에서 벗어나 가장 행복한 지도자 중 한 명이 됐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좋았던 게 그렇게 요구는 해도 오랫동안 제가 받아들이지 않아도 전혀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좋게 생각한다”라며 “미국 내 혹은 세계적인 평가를 떠나 한국과의 관계만큼은 아주 좋았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평가 질문에는 “평가를 안 하겠다”면서 “지금은 평가하기에 적절한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