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초청으로 취임 후 처음 미국을 찾은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9일(현지 시각) “한미 동맹이 (문재인 정부) 외교 안보의 근간”이라고 했다. 학자 시절 이른파 ‘자주파’로 불리며 한미 동맹에 대한 문제 의식을 드러냈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발언이다.
최 차관은 이날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국제공항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미·중 간 등거리 외교를 추진하느냐’는 질문에 “등거리는 아니며 동맹이 기본”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최 차관은 연세대 교수 시절인 2013년 한 언론사가 주최한 좌담회에서 “동맹이 신화화되고 일종의 만병통치약처럼 인식되는 것 같다”며 “비용과 한계는 생각하지 않고 신화화되면 현실과 동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최 차관은 이날 “우리는 미국의 동맹임과 동시에 중국에 근접하고 경제적으로 매우 밀접한 관계”라고 부연했다. 최 차관은 이달 초 비건 부장관과의 통화에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 문제를 논의했느냐는 질문에는 “특정 현안을 가지고 얘기한 적은 아직 없다”고 했다. 이번 면담에선 주요 7국(G7) 정상회의 참석 문제 등이 의제에 오를 전망이다. 외교가에선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주장한 한미 워킹그룹의 기능 조정 문제도 주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