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AFP 연합뉴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10일(현지 시각) “우리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과정에서) 약속한 것은 골대를 옮기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이날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화상회의에서 “2015년 11월 한미 국방부 장관 간에 조건부 전작권 전환 계획을 세웠고, 26개의 구체적이고 중요한 군사적 능력을 규정했는데 이 조건을 맞추기 위해 솔직히 해야 할 일들이 더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 정부가 임기 내(2022년) 전작권 전환을 서두르는 과정에서 ‘기준 완화’ 등 조건을 바꾸려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됐다.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은 현 정부의 주요 국정 과제 중 하나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언론은 최초작전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을 전작권 전환의 세 조건으로 보도하고 있지만 그건 사과와 오렌지만큼 다른 얘기”라며 “미래연합군사령부의 3단계 검증은 갖춰야 할 여러 군사적 능력 중 하나일 뿐”이라고 했다. 한국에서는 미래연합군사령부가 3단계 작전 능력을 검증받으면 전작권 전환이 완수되는 것처럼 얘기하고 있지만, 이보다 더 많은 군사적 능력 검증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이 어려울 수 있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이어 “매우 중요한 능력이긴 하지만 우리는 나머지 25개도 한국군의 획득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그는 “기밀 계획이라서 공개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3개의 간단한 조건이 있다”며 “한국군이 연합군을 지휘할 능력을 보여주는 것, 한반도를 방어할 통합 대공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획득·개발하는 것, 한반도 상황이 좋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직면한 도전 중 하나는 다른 정부와 다른 지도자들은 ‘어, 그건 옳지 않아. 우리는 이걸 해야 해, 저렇게 해야 해’라고 말하는 것”이라면서 “문제 중 하나는 전작권 전환 조건이 기밀이고 많이 변경됐기 때문에 대중이 잘 모르게 됐다는 점”이라고 했다.